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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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금식기도를 시작한지 한 주가 지났습니다. 3년 연속 하는 분들도 있고, 2년째 하는 분들도 있으며, 이번에 처음 해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들 최선을 다해 다니엘 금식기도를 열심히 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몇 분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시작하고 첫 3일간 특히 3일째에 머리가 너무 아팠는데 4일째부터 괜찮아졌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몸에는 지금까지 살면서 온갖 종류의 음식을 섭취하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독소가 많이 쌓여서 그것을 해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때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머리가 아플 때는 물이나 좋은 차를 많이 마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다니엘 금식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음식을 절제하고 채식 위주로 먹거나 미디어금식을 통해 즐기던 오락거리를 끊는 것이 아닙니다. 그 핵심은 무엇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집중하며 기도와 말씀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다니엘 금식기도를 7년 동안 해온 교회가 어떻게 하나 보니까, 첫 몇 년 동안은 신약 전체를 3주에 통독하고 그 후에는 구약을 통독하다가, 이제는 아예 한 달 동안 성경 전체를 통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교우들의 통독을 합쳐서 100독(100명이 1독씩)을 목표로 했는데 130독으로 끝났다는 간증을 보고, 우리도 그렇게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함께 통독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우리도 그렇게 성경 통독 목표를 세우고 다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이번 다니엘 금식기도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사도행전 강해설교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데, 특히 바울의 제1차 전도여행이 시작된 후부터 지금 제2차 전도여행이 계속되는 사도행전 17장까지 오면서, 바울의 편지들과 연결해서 읽어보며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경을 읽었고, 신학교 때는 자세히 배웠으며, 목회자가 된 후에도 읽고 묵상하고 설교까지 하는 본문들이지만, 정작 어떤 배경과 상황에서 쓰였는지를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읽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도행전 본문들을 연구하고 준비하며 성경의 내용이 서로 꿰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도 바울의 복음에 대한 열정과 헌신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던 책들인 진 에드워즈(Gene Edwards)의 <실라의 일기>, <디도의 일기>, <디모데의 일기>를 성경과 함께 읽으면서, 비록 이 책들이 성경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지만, 그 당시 문화와 시대에 대한 저자의 충실한 연구 및 상상력을 통해 그 당시 바울이 무엇을 생각했고 어떻게 느꼈는지가 생생하게 와 닿았습니다.
제1차 전도여행에서 가장 먼저 복음을 전했던 갈라디아 지역(비시디아 안디옥,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 교회들이 유대주의자들의 잘못된 가르침을 듣고 현혹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바울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가 느껴졌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쓴 갈라디아서를 다시 읽어보니,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느껴졌고 왜 이런 말을 썼을지 더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2차 전도여행 때 박해로 인해 바울은 데살로니가를 급히 떠나야 했는데, 믿은 지 얼마 안 되는 초신자들인 데살로니가 교회가 여전히 심한 박해 아래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바울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웠을지도 생생히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런 바울의 심정을 생각하며 읽은 데살로니가전후서는 이전보다 훨씬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계속되는 사도행전과 바울의 편지들,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역사와 지리를 함께 공부하며 얼마나 더 큰 감동을 느끼게 될지 아주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