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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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가보면 오래 전 어마어마하게 지어놓은 유명한 교회들이 대부분 관광명소가 되어 여행자들로만 북적입니다. 지난 196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 폭발적인 성장을 일으키던 한국교회도 1990년대 중반부터 정체가 시작되더니 21세기 들어서는 급격한 쇠락의 징조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수천,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교회들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교회에서 신자들이 옮겨오는 ‘수평이동’으로 성장한 것일 뿐, 실제 영혼 구원을 통한 회심으로 부흥하는 교회는 거의 없습니다.
미주 한인 교회에도 벌써부터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서 교회마다 정체되거나 쇠퇴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LA나 뉴욕 같은 한인밀집지역에는 소위 ‘뜨는 교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대부분 수평이동으로 성장한 것이지만, 그래도 활기가 넘치는 교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교회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오히려 대형교회들이 쇠퇴하면서 건물 유지조차 버거워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정체되거나 쇠퇴하는 교회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신앙의 화석화’ 현상입니다. 다시 말해, 간절함이나 절박함 없이 습관적으로 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이 다수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우면서도 이상한 점은, 교회에 오래 다닌 사람일수록 신앙의 화석화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영적 긴장감 없이 습관적으로 교회에 다니고, 주일예배 외에는 영적 성장을 위해 따로 노력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수평이동을 통해서라도 성장하는 교회들을 보면, 신앙이 화석화된 교인들도 많은 반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도 꽤 많습니다. 뭔가를 해보겠다는 의욕이 있고, 주일예배뿐 아니라 수요예배, 새벽기도, 성경공부, 제자훈련 등 각종 집회와 모임에 교인들 특히 제직들의 참석률이 아주 높습니다. 하지만 그런 교회들의 또 다른 특징은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많기 때문에 교인들이 많이 지친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모이면서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룹니다.
그런데 안 믿던 사람이 믿게 되는 생명의 역사가 계속 일어나는 교회들을 보면 주님의 제자로 꾸준히 자라가는 성도들이 아주 많습니다. 한마디로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교회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교회는 참된 부흥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신앙의 화석화를 방지하고 지속적인 영적 성장과 성숙을 이루는 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예배를 제대로 드리고, 말씀을 열심히 공부하며, 목장 모임에 참석해서 서로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함께 힘을 모아 VIP 분들을 품고 기도하며 섬길 때 신실한 제자로 자라갑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들기 위해서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고 말씀을 붙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배와 삶 공부와 목장 모임을 통해 밸런스를 이루며 그 방향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혹시 자신에게 지금 영적 갈급함이나 간절함이 없고 일주일에 한 번 간신히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면, 평소에 따로 기도하는 시간이 없고 말씀을 읽지 않는다면, 믿지 않는 영혼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없고 모든 관심이 ‘나, 내 가족, 내 일, 내 성공’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다른 지체들의 필요에는 무관심하다면, 지금 무서운 신앙의 화석화 증상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몸의 한 부분이 화석화되어 굳으면 건강에 치명적이듯이, 신앙의 화석화가 일어나면 영적으로 굳어져서 예수님 안에서의 기쁨과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화석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움직이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를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다니엘 금식기도’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