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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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니엘 금식기도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채식 중심의 부분 금식이라고 해도 금식은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일, 채소, 감자, 고구마 등을 먹을 수 있으니까 때로는 배가 고픈 김에 많이 먹는 경우도 생기는데, 그러다 보면 이게 금식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렇더라도 고기류, 밥, 빵, 유제품, 과자, 설탕류, 가공식품, 커피, 탄산음료 등을 멀리하다 보니 확실히 체중이 줄었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음식을 절제하며 금식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지만, 사실은 이 시대에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미디어 금식입니다. 그래서 다니엘 금식기도 기간에 일이나 공부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이메일, 문자, 인터넷 검색 외에는, 즐거움과 오락을 위한 비디오 시청, 게임, SNS 등을 하지 않으며 절제를 훈련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니엘 금식기도는 굶거나 뭔가를 안 보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절제하며 기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식사와 미디어를 절제하는 가운데 거기에 사용하던 시간을 기도와 성경 및 경건 서적 읽기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평소에 많이 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일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저는 평소에 드라마나 영화는 거의 안 보지만, 유튜브에서 축구 등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즐겨 보는 편인데, 다니엘 금식기도가 시작된 후부터는 그런 것 대신 찬양이나 설교 또는 신앙 강의를 주로 봅니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 몰랐던 성악가들을 알게 되고, 그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찬양할 때 큰 감동을 경험합니다. 또한 평소에 알지 못했던 노래들을 배우게 되니까 그것도 참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일에 있어서는, 이번에도 릴리 목회자 안식년 지원금(Lilly Clergy Renewal Grant)에 신청하는 목사님들을 도와드렸습니다. 사실 지난 수요일(13일)이 올해 신청 마감일이었는데, 이것을 위해 작년 말부터 연락하신 목사님도 계셨고, 2월 중순 이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연락해 오셨습니다.
예년에는 보통 4~5명 정도였는데, 올해는 무려 11명이나 되는 분들이 도와달라고 연락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요즘 들어 안식이 절실한 목사님들이 더 많아졌지만 여기 뽑히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제 도움을 받으려는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니엘 금식기도 시작 전부터 신청 마감일인 13일(수)까지 정말 바빴습니다. 그분들이 써서 보내신 에세이들을 다 읽어보며 피드백을 드리고, 내용을 수정해드리거나 쓰는 방향에 대해서 조언해드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릴리 지원금에 신청해서 뽑힌 것이 2014년이고 그 덕분에 실제로 2015년 여름에 3개월 동안 안식월을 가졌는데, 그때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래서 휴가도 제대로 못 가고 어렵게 목회하시는 목사님들, 특히 작은 교회 목사님들이 저처럼 이 지원금을 받아서 안식월을 가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지금까지 계속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도움을 받은 목사님들 중 12명이 릴리 안식년 지원금에 뽑혀 안식월을 가지실 수 있었기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는 끝났으니, 남은 다니엘 기간에는 신학 및 신앙 서적을 읽는 데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이처럼 다니엘 금식기도는 아주 많은 유익이 있습니다. 아직 신청하지 않으신 분이라도 시간이 두 주 더 남아 있으니 이번에 꼭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기도팀을 구성하여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럴 때 기도 응답을 아주 잘 받습니다. 올해도 다들 어떤 역사를 체험하실지 상당히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