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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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아내는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94차 목회자 초청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잘 마쳤습니다. 이번에는 총 137명의 목사님들, 사모님들, 선교사님들이 참여했습니다. 지난 가을에 열렸던 제91차 컨퍼런스 때와 마찬가지로, 휴스턴서울교회에서 전체 모임을 진행하며 유튜브(YouTube)로 실시간 방송을 했고, 삶 공부들과 조 모임들은 각각 줌(Zoom)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작년 9월에 비해 확실히 더 발전한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두 번째 컨퍼런스였기 때문에, 가정교회사역원 사역자 분들이 온라인 진행에 훨씬 익숙해지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컨퍼런스 때도 역시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번에 수강한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하 ‘하경삶’) 공부 때 다룬 내용들이 제게 정말 큰 은혜와 도전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지난 2015년에 <하경삶> 2기까지 진행했는데, 지금까지 3기가 시작되지 않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물론 <하경삶>은 누구나 원하면 다 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니라서 그렇기도 합니다. 장로, 목자, 목녀, 선교헌신자 등 주님의 사역에 확실히 헌신한 일꾼들을 훈련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2기가 끝난 지 6년이 되도록 <하경삶>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새로 헌신한 일꾼들이 없었다는 뜻도 되기에 안타깝기는 하지만, 하실 분들이 곧 나오리라 기대해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어떤 교리 체계를 받아들이거나 경전을 떠받드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원자와 주인으로 맞아들이고 그분과 매일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신앙생활의 핵심입니다.
주님과의 인격적 관계가 세워질 때에만 신앙생활이 제대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 신앙은 확실히 체험적 신앙입니다. 신앙생활에 영적 체험이 없다면 아무리 신앙에 대해 설명해주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서로 사랑에 빠진 남녀가 자신들의 사랑의 관계 때문에 삶이 달라지고 행복을 경험하는데, 한 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번 컨퍼런스 덕분에 아주 오랜 만에 <하경삶> 내용을 다시 복습하게 되었는데, 정말 그 내용 하나하나가 다 가슴을 콕콕 찌르는 내용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귀한 말씀들 중에서 두 가지만 나누어보겠습니다.
먼저, 하나님이 우리에게 뭔가를 시키실 때는 우리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거기에 맞는 성품과 능력을 키워주신다는 사실입니다. 놀랍게도 하나님은 우리가 훌륭하게 된 다음에 우리를 부르시는 게 아니라, 형편없는 상태에 있는 우리를 일단 부르신 다음에 훌륭하게 키워 나가십니다. 이것이 웬 은혜입니까!
또 하나는, 하나님이 우리를 부려먹거나 써먹으려고 창조하신 게 아니라 사랑하려고 창조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다시금 전율을 느꼈습니다.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도대체 뭐가 아쉬우셔서 저 같은 사람을 만드시고 부르셨다는 말입니까? 그게 다 사랑 때문이라니 감격스럽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잘 섬기다가도 낙심하거나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사랑의 관계에 대한 의심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무슨 엄청난 사역을 하고 큰 업적을 이루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과 매일 사랑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삶의 성패는 결국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매일 어떻게 해나가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말 사랑의 관계가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