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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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두 가지 사건이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사람들의 입에 계속 오르내렸습니다. 하나는 한국에서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소위 ‘정인이 사건’으로 불리는 여아 학대 사망 사건입니다. 한 부부가 생후 8개월 된 정인이라는 여자 아기를 입양했는데, 이 아이가 양부모에게 심한 학대를 당하다가 작년 10월에 겨우 16개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얼마 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이것 때문에 경찰청창이 미흡한 경찰수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로 전 국민적인 분노를 일으킨 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한국 SBS 방송국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지난 2일 방송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저는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고 인터넷 신문 기사를 읽기만 했는데도, 그 참혹한 내용을 보며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아픔이 느껴지면서 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이 사건이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런 어린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무차별적인 학대를 가한 양부모가 ‘독실한 크리스천’이고 목회자 자녀들이며 유명 기독교 대학의 대학원까지 다닌 사람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또 다른 사건은 지난 수요일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일어났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확정을 위해 상원과 하원이 합동회의를 하던 국회의사당 건물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무단 난입한 사건입니다. 그들은 이날 오전부터 워싱턴 곳곳에서 소규모로 시위를 벌이다가, 상원과 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오후 1시경 의회로 행진하여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무단으로 넘어서 의사당 건물 안으로 들어가 상원과 하원 의장석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급히 티브이를 켜서 뉴스를 보니까, “Jesus Is My Savior”, “In God We Trust”, “Jesus Saves” 등의 문구들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거나 그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시위대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그 모습에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물론 그 문구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것은 아니겠지만, 시위를 벌이는데 거기에 왜 예수님을 끌어다 붙이는 것인지 답답했습니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폭력을 행사하며 법이 허용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불법입니다. 밖에서는 얼마든지 시위를 벌일 수 있지만, 국민을 대표하여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회의를 진행하는 곳에 무력을 사용하며 진입하는 것은 분명한 불법 행위입니다. 이것은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원칙인 것입니다.
그날 시위의 성격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것을 위해 ‘예수는 나의 구주’라거나 ‘예수가 구원하신다’ 등의 문구를 써서 다니는 것에 대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런 문구를 보이는 사람들은 스스로 크리스천임을 나타내는 것인데, 예수님을 믿는다는 그들이 분노를 마구 뿜어대며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이 두 사건 모두 그 중심에 ‘크리스천’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크리스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분명 크리스천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며,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이번 사건들을 통해 우리 모두 ‘과연 나는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살고 있는가?’ 심각하게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