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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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해 추수감사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 때문에 달라진 상황 속에서 이전에 비해 조용히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크게 할인한 가격에 물건들을 구입하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쇼핑도 이전에 비하면 덜 붐볐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전에 비해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추수감사절 모임을 가질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모이거나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확실히 예년에 비하면 그 숫자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마침 저는 할 일이 많아서 추수감사절 당일에 하루 종일 교회 사무실에서 일을 했습니다. 휴일이었지만 아침에 라이브영상 목회편지를 진행했고 그 전에 새벽기도도 했는데, 요즘 개인적으로 간절히 기도할 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저번 주에 다시 염증이 생겨 병원에 입원하셨던 아버지께서 일주일 후 퇴원하여 잠시 양로병원으로 나오셨다가, 바로 그 다음날인 지난 화요일(24)에 심장에 문제가 생겨 다시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그리고 며칠 투병하시다가, 이 글을 쓰고 있던 토요일 오후 결국 소천 받으시고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지난 추수감사절(26)이 사실 제 아버지의 95회 생신이었습니다. 하지만 핏속의 박테리아 때문에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심장마비가 왔으며 혈압도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병원 의료진이 전해주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이자 생신인 날에 패혈증과 노인성 치매로 인하여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병상에서 힘들게 가쁜 숨을 내쉬고 계실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그래서 더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너무 오래 힘들지 않게 해주시고, 가장 적당한 때에 하나님 곁으로 인도해주십시오.’

 

사실 지난 수요일부터 토요일 오후에 돌아가실 때까지 저는 엘에이에 계신 어머니와 시카고에 있는 동생 및 엘에이 병원 의료진들과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느라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병원 측에서 어떤 치료를 할 때마다 아들인 저에게 전화를 해서 허락하느냐고 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금요일 저녁에 담당 의료진이 전화로 말하기를, 혈압 높이는 약을 투여해도 임시방편일 뿐이지 치료되는 게 아니므로 이제 약을 중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때는 늦은 시간이었기에 일단 보류했는데, 토요일 아침에 의사가 전화를 해서 염증이 심장에 영향을 주어 심장이 제 기능을 안 하고 숨도 너무 힘들게 쉬고 계시므로, 오전을 넘기지 못하실 것 같다는 소견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중 토요일 오후에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주었고, 전화를 끊은 후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먼저는 이 땅에서 아버지를 다시는 뵐 수 없다는 슬픔 때문이었고, 지난번 방문했을 때 정신이 혼미해지신 상태라 제대로 작별인사도 드리지 못했던 것과,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이번에 떠나시는 곁을 지킬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감사의 눈물도 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몇 가지 염증에 시달리셨고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며 결국 가족도 못 알아보는 상태가 되셨는데, 특히 어제부터는 거친 숨을 힘겹게 내쉬고 계시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아무런 고통도 질병도 없는 천국에 가셔서 찬란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기쁨으로 계실 것을 생각하니 감사할 뿐입니다. 아버지, 천국에서 다시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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