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합부흥사경회 때는 둘째 날 낮에 목회자 세미나를 갖습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올해 연합부흥사경회 때도 강사이신 홍성철 목사님과 교회협의회 목회자들이 목요일 낮에 목회자 세미나로 모였습니다. 그때 전도에 대해 너무나 귀한 내용을 배웠는데, 나중에 전도세미나를 따로 해도 좋을 내용이지만 언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어서, 그 강의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여 여기에 같이 나눕니다.

지난 1974년에 복음주의 진영의 세계대회가 스위스 로잔(Lausanne)에서 열렸습니다. 그때 전도는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고 정의를 내리면서, 3개의 P를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P-1)는 'Presence'(동참)입니다. 지금 먹을 것이 없어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무조건 예수님을 믿으라고 외쳐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먼저 그 사람의 필요를 채워줌으로써 그를 일으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P-2)는 'Proclamation'(선포)입니다.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줌으로써 그 사람이 일어나고 마음이 열리면, 그때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P-3)는 'Persuasion'(설득)입니다.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게 하고, 교회로 이끌어 함께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님의 제자로 자라가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이렇듯 전도는 세 가지가 함께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P 중에서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바로 P-1, 즉 '동참'입니다. 옛날에는 거리에서 복음을 외쳐도 많은 사람들이 들었는데, 절대적인 것을 거부하며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보는 포스트모던(Postmodern)시대에는 그런 식의 전도가 잘 먹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들으려고 하지 않고 전도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지극히 세속화되어 복음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들, 또 교회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전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그것은 '동참'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리고 동참을 위해서는 '접촉'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촉을 할 것인가 생각해볼 때, 접촉의 열쇠는 세 가지(필요, 관계, 경청)입니다.

먼저,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반드시 기억할 것은, 필요를 채워주되 내가 생각하는 필요가 아니라 상대방이 느끼는 필요를 채워주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 생각에 '저 사람에게는 이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는데, 정작 그 사람에게 다른 필요가 있었다는 것을 몰라서 전도에 실패합니다.

접촉의 두 번째 열쇠는 관계를 세우는 것이고, 세 번째 열쇠는 경청입니다. 상대방과 친한 관계가 되고 자주 찾아간 것까지는 좋은데, 가서 자기 할 말만 열심히 하고 오는 것이 문제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기만 해도 놀라운 일이 일어날 텐데, 자기 혼자서만 말을 다 하니까 전도가 잘 안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 강사로 오신 홍성철 목사님은, 한국의 신학교에서 최초로 전도학 교수에 임명되신 분으로, 성경을 철저히 연구하고 여러 전도학 이론들을 섭렵했으며 수많은 교회들을 돌아본 신학자이자 목회자이십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분이 '접촉'을 가장 잘하는 교회를 이야기하시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가정교회'와 휴스턴서울교회의 예를 드셨습니다. 목자와 목녀를 비롯하여 성도들이 복음 때문에 비신자와 관계를 맺고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을 너무 잘한다고 칭찬하셨습니다.

또 중간중간 전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씀하실 때,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방향과 일치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깜짝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받는 자리가 되어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