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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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존감 즉 열등감을 가진 사람은 자신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자신을 향해 '나는 참 못났어. 나는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라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은 늘 염려 가운데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그들의 행동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어떤 젊은 엄마가 비슷한 또래 여성들의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대화하면서 모처럼 영어 단어를 하나 썼는데, 다른 엄마가 듣고 그것은 이렇게 발음해야 한다고 부드럽게 고쳐주었습니다. 사실 발음을 고쳐준 자매는 미국에 어릴 때 와서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었고, 그 단어를 잘못 발음하면 창피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돕기 위해서 말해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엄마들이 자기를 '영어도 못하는 여자'로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창피해서 그 모임에는 못 가겠다고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 자기를 흉보는 사람도 없는데, 다른 엄마들이 다 자기를 조롱한다고 혼자 확대 해석하면서 스스로 상처 받고 우울해진 것입니다.
이렇게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사고방식이 부정적이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나는 왠지 결혼하면 불행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주저주저하다 보니 이 나이가 되어 버렸네요."라고 말한 노총각이 있었는데, 사실은 그의 마음 깊은 곳에 낮은 자존감이 있었습니다. '나 같은 놈은 사랑 받고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라는 부정적인 결론을 이미 내린 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전에 여성과 사귀며 데이트를 할 때도 여자 친구가 어쩌다 약속 시간에 늦게 나타나면 그것을 가지고 확대 해석하며 '그럼 그렇지. 나 같은 놈을 사랑할 리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한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상대방은 너무나 귀한 존재로 보이는 반면, 그 사람 앞에서 자신은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정상적인 사랑의 심리입니다. 그런데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의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점입니다. '나는 못났기 때문에 나를 좋아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자기를 비하합니다.
그런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중간적인 태도만 취해도 그것을 자신에 대한 거부나 공격으로 잘못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가 "그때 그건 네가 저 친구에게 잘못한 거니까 꼭 사과해서 풀어." 하고 말하면 자신을 거부한 것이라고 느끼면서 '친구가 이렇게 말하도록 만든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자책을 합니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 쉽습니다. '나 같은 것을 하나님이 사랑하고 용서하실 리 없어. 내가 봐도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데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얼마나 싫으시겠나.' 하고 생각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는 자기 같은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라고 굳게 믿어 버립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신앙의 성장이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신앙이란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체험해나가는 과정 속에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 신앙생활을 해오면서도 신앙이 잘 자라지 않는 분들은, 혹시 자신이 낮은 자존감을 가진 것은 아닌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데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셔서 자신의 생명을 주셨는데, 정말로 내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나 한 사람이 온 천하보다도 귀한 존재이기에 예수님은 아무 값없이 자신의 생명을 바쳐 구원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복음(복된 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