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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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장기간 주일예배에 결석하고 있는 교우들이 생긴 것을 보면서, 주일에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는 교우들에 대해 약간은 엉뚱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분들은 왜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릴까? 얼마든지 주일 오전 황금 같은 시간에 교회로 안 오고 다른 데로 놀러가거나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을 텐데, 굳이 교회로 와서 예배를 드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연히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러 나오시는 것이므로, 그 마음이 참 귀하다고 새삼 느껴집니다. 그런데 주일예배는 물론이고, 수요예배나 새벽기도에도 나오는 분들은 정말 놀랍습니다. 그 중에서도 목자 목녀로 섬기는 분들의 섬김의 정도는 아주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어떤 분들은 주일에 교사로 섬기고, 수요예배 때 찬양 팀으로 섬기고, 또 목자나 목녀로 섬기고, 게다가 직분까지 맡아서 위원장으로도 섬기고, 또 그 중 자매님들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정리하는 일로도 섬깁니다. 그런 분들의 섬김의 모습을 보면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면서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열심히 예배하며 여러 사역들로 섬기는 분들이 더 행복한가, 아니면 별로 안 하는 분들이 더 행복한가?' 이것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사실은, 단순히 많이 섬기는 사람이 더 행복한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일로 섬기는 분들은 오히려 더 섬기기를 원하고, 보다 더 많이 섬기지 못할 때 안타까워하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행복의 비밀이 있습니다.
이전에 다른 교회들에서 섬길 때를 생각해보아도, 많이 섬기는 분들이 새로운 사역을 맡아서 할 때 힘들어서 못할 것 같은데 아주 잘했습니다. 안 하다가 하는 분들은 모처럼 하면서 이것저것 불평을 했지만, 열심히 섬기던 분들은 별 불평 없이 더 의욕적으로 섬기며 교회생활의 기쁨을 누리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예배와 섬김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예배를 제대로 못 드리고 말씀과 기도생활을 잘 안 하는 가운데 섬기기만 하다가 탈진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말씀묵상과 기도를 통한 개인예배와 교회에서의 공동예배를 충실히 드리는 가운데 섬기는 분들은,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열심히 섬기는 가운데 기쁨과 보람을 누리는 것을 봅니다. 예배를 잘 드리는 분들이 섬김도 잘합니다.
교회의 일원으로서 행복한 교회생활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을 고백하는 교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성도들이 어떻게 해야 행복한 교회생활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행복 자체를 추구하면 오히려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행복은(더 정확하게 말해서 '참된 기쁨'은) 주님께 순종했을 때 보상으로 주시는 것입니다.
많은 관계들이 불행하게 끝나는 것은 자신의 행복이 그 관계의 목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교회생활의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이 목적이 되면 오히려 행복을 맛보지 못합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일을 할 때에 상급으로 행복을 누립니다.
주님께서 교회를 세우신 목적은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삼는 것'입니다(마태복음 28:19-20). 이 사명을 위하여 일할 때 하나님께서 행복을 상급으로 주십니다. 교회생활이 행복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이 생긴다면, 그것은 이러한 주님의 지상 명령보다 다른 일들에 더 신경을 쓰며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행복을 고백하는 교회가 되려면 열심히 예배하며 섬겨야 하지만, 무엇보다 잃어버린 영혼을 섬기는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럴 때 엄청난 행복을 맛보게 됩니다. 열심히 섬기는 분들은 바로 그 맛(?)을 아는 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