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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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유독 마음이 울컥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월요일(7일)에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스타였던 유상철 선수가 지난 몇 년 간 췌장암 투병을 해오다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축구 경기에서 그가 뛰는 모습을 많이 보아서 그런지, 그 소식을 듣고 마음이 울컥하며 안타까웠습니다.
그러자마자 9일(수)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시내버스가 정차해 있던 중에 철거 중이던 건물이 갑자기 버스 위로 무너져 내려서 9명이 죽고 8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뉴스에서 그 장면을 보여주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던 다른 버스는 건물이 무너지기 직전에 간발의 차이로 지나가서 화를 면했고, 뒤에 따라오던 승용차 역시 1-2초만 빨리 갔어도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습니다.
사고 직후 한 여성이 현장에 급히 와서 자신의 고등학생 2학년인 17세 아들이 그 버스에 탄 것 같으니 아들을 보게 해달라고 외치며 오열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한 식당을 운영하던 60대 여성은 마침 그날이 큰아들 생일이라 미역국 등 생일상을 차려놓고 다음날 장사를 위해 장을 보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 버스를 타서 사고를 당했다는 사연을 들으니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금요일(11일)에는 원래 작년에 열려야 했다가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되어 이번에 열리게 된 유로2020 축구대회(국가대항전)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제(토) 낮에 일을 하던 중 무심코 지금 경기를 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어느 나라들이 축구시합을 하는지 궁금해서 잠시 인터넷 방송을 켜보았더니 덴마크와 핀란드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때는 전반전 종료를 몇 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3~4분 정도 보다가 끄려고 하는데 한 선수가 뛰어 가던 중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져서 일어나지를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곁에 있던 선수들이 쓰러진 선수의 상태를 보고 심각함을 느끼며 손을 마구 흔들어 의료 팀을 불렀고, 의료진이 급히 뛰어 들어와 선수를 돌보았으며, 경기장 응급 팀까지 달려왔습니다.
치료가 계속되는 동안 동료 선수들은 쓰러진 선수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하여 그 앞에 서서 벽을 만들어 가려주었는데, 그때 몇몇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관중들 중에도 우는 사람들이 보였고, 가족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내려와 관계자에게 설명을 들으며 우는 모습도 화면에 잡혔습니다.
알고 보니 쓰러진 선수는 현재 한국 최고의 축구선수인 손흥민 선수와 함께 수년간 영국 토트넘에서 같이 뛰었던 크리스천 에릭센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데서 뛰지만 그 전까지 손흥민 선수와 좋은 호흡을 보였던 덴마크 최고의 선수인데, 갑자기 쓰러져 못 일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니 저도 마음이 울컥해졌습니다. 그 후 병원에 실려 갔는데, 감사하게도 상태가 안정되었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도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심히 넘기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요즘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라도 비극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집니다. 지난 11월에 사랑하는 아버지를 먼저 보내드리는 슬픔을 직접 경험한 이후로,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은 분들의 심정이 헤아려지고 감정이 이입되어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고뿐 아니라 여전히 테러 공격이나 전쟁 때문에 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소식을 들으면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