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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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oral_Letter_753_04-12_2020-15.pdf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후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아마도 ‘자가 격리’(self quarantine)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일 것입니다. 뉴스에서 지난 몇 주 동안 계속 이 두 용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 얼마 전부터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데 이어, 이제는 사망자 수도 가장 많아졌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미국이 지금 이 정도까지 될 줄 누가 알았습니까? 그때 우리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척들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가 되었습니다. 어제 4월 11일(토) 오후 5시 현재 미국 내 확진자 수는 무려 52만 명이 넘었으며 사망자도 2만 명이 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주에도 아주 힘든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는 집에 머물도록 하는 주지사 행정명령과 학교 휴교령이 5월 1일까지 내려진 가운데, 며칠 전부터는 더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발표되어, 이제는 식료품점 등에 갈 때도 줄을 서서 거리를 두고 기다리며 제한된 숫자만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몇몇 다른 주들보다는 제한이 덜한 편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이 문제가 언제 해결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형편입니다. 부활주일인데도 함께 교회당에서 모이지 못하게 된 사상 초유의 상황 가운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겠습니까?
매일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사명이고, 둘째는 복입니다. 비록 상황이 힘들어도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매일 이루기를 원하시는 사명이 있고, 동시에 그날 우리가 누리도록 내리시는 복도 있습니다. 오늘 주신 사명을 찾아 그것을 이루려 힘쓰고, 또 오늘 주신 복을 놓치지 않고 누리기 원합니다.
직장인의 경우 많은 분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계실 텐데, 일단 어려운 상황에도 직장이 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맡은 일을 열심히 감당하는 것도 사명입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문을 닫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물리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비닐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여(구입이 힘들면 만들어서라도), 찾아오는 손님들의 안전과 본인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도 사명입니다.
집에서 일을 하게 된 분들은 어느 때보다 배우자 및 자녀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있을 텐데, 아이들이 자꾸 와서 방해하거나 시끄럽게 해서 일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이런 때가 또 언제 있겠나 하는 마음으로 이 시간을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럴 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사명인 동시에 복입니다.
특히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이 언어입니다. 부정적인 말보다는 ‘힘을 내자. 괜찮다. 곧 지나갈 것이다. 하나님이 지켜주신다.’ 등 격려의 언어를 많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언어에는 파워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렸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멈춰버린 상황이 되었고, 세워놓은 계획들도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주어진 이 ‘멈춤의 시간’에도 하나님의 선한 뜻이 있음을 기억하며, 이럴 때 더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으로 삼고, 못 읽던 책들도 읽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후에 저는 의외로 더 바빠졌습니다. 영상 등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라이브 영상 목장 방문이나 영상 회의뿐 아니라 영상 심방도 시도해보려 합니다. 스케줄을 정해야 하므로, 누구든지 먼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