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회편지에서 먼 거리를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길을 인도해주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지도라고 다시 한 번 느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내비게이션이 나타내는 것은 결국 방향입니다. 길을 갈 때는 속도도 어느 정도 중요하지만, 방향이 더욱 중요합니다.

제가 LA 부모님 댁을 향해 갈 때 비행기 안에서 읽었던 책이 있습니다. 시애틀형제교회의 권준 목사님이 쓰신 <교회만 다니지 말고 교회가 되라>라는 책인데, 거기에 제가 말씀드린 것과 일치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나그네가 길을 가고 있었는데, 그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그대로 땅에 주저앉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때 마차 한 대가 그의 곁을 지나가자 나그네는 지친 목소리로 마부에게 자기를 태워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마부는 기꺼이 타라고 승낙했고, 마차에 올라탄 나그네는 마부에게 물었습니다. “여기서 예루살렘까지는 얼마나 걸립니까?” 마부가 대답했습니다. “이 정도 속도로 달리면 30분 정도 걸릴 겁니다.” 나그네는 고맙다고 말하고 잠시 잠을 청했습니다.

30분쯤 지나서 잠이 깬 나그네는 마부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이제 예루살렘에 다 왔습니까?” 그러자 마부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여기서 예루살렘까지는 한 시간 거리입니다.” 나그네는 깜짝 놀라서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아니, 아까는 분명히 30분 거리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러자 마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습니다. “이 마차는 그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해주는 탈무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일단 목적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 믿을 수 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있어야 하며, 거기에 주소를 잘 입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것이 보여주는 목적지의 방향대로 잘 따라 운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도 잘못된 목적지를 입력하면 낭패입니다. 잘 입력해서 나아가더라도, 기계가 알려주는 것을 잘 따라가야지, 반대 방향으로 가면 안 됩니다. 모든 것이 다 제대로 되어 있다면, 그 다음에는 자동차가 잘 달리는 게 중요합니다. 만약에라도 고장이 나면, 아무리 바른 방향으로 달리더라도 중간에 서서 시간이 지체되거나 아예 도착을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이 순서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방향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이 순서를 뒤바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단은 무조건 남들보다 앞서서 달리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최고급 차를 가지기 위해 열심히 애를 씁니다. 마치 무서운 속도로 빠르게 달리기만 하면 다 되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낭떠러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간다면 그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가도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그것은 헛된 삶일 뿐입니다. 인생을 다 달리고 나서 그 길의 끝에 도달했을 때 ‘앗, 여기가 아니었잖아!’ 하며 후회하게 된다면 얼마나 아찔합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우리의 목적지가 하나님 자신이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며 말씀과 기도를 통해 그분의 인도함을 받아야 합니다. 그럴 때 주님은 완벽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우리를 인도해주십니다. 그러고 나면 우리는 잘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마련하여, 신앙의 식구들과 같이 차를 타고 함께 힘차게 그 길을 달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 같이 목적지에 도착하여 함께 기뻐하면서 영원히 주님 안에 거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