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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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생명의 삶> 과정을 수료하는 분들이 어느덧 21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생명의 삶> 21기는 아주 특별했습니다. 이번에 들으셔야 했던 분들의 시간이 서로 맞지 않는 등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분들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못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때 마침 새로 세 분이 비슷한 시기에 오셨고, 또 사정상 교회에서 공부하기 힘든 분들이 감사하게도 가정을 오픈해주셔서, 삶 공부 역사상 처음으로 가정에서 모였습니다.
이번에 <생명의 삶>을 함께 공부하면서, 다시 한 번 교회란 무엇인가 또 우리 교회는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은 목회자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회나 연석회의나 공동의회에서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정해주십니다.
마태복음 16:18에서 예수님은 분명히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예수님이 “교회라는 몸의 머리”(골로새서 1:18)이심을 분명히 밝힙니다.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부활 후 하늘로 승천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시점에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분명히 말씀해 주셨습니다(마태 28:19-20).
그러므로 우리가 주님께서 교회에게 주신 사명, 즉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목적을 정말로 이루어드리기 원한다면, 아무리 능력이 부족하고 여건이 어려워도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며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그것이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이 알려주신 교회의 목적과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목회자의 역할은 그러한 주님의 뜻을 교인들에게 알리고 주님께 순종하도록 함께 훈련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사는 ‘내가 원하는 목회 비전은 이것이다’라고 말해서는 안 되며, 자기가 하고 싶은 사업이나 원하는 목회철학을 주장해서도 곤란합니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목회자 중심의 교회가 되며, 주님의 뜻이 아니라 목회자 개인의 야망을 이루는 데에 교회가 이용당하게 됩니다.
성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사람마다 교회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주장하게 되면, 교회는 굉장히 혼란해지고 다툼과 분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교회에서 상처를 받거나 시험에 들었다고 하는 경우를 보면, 대부분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입니다. 자기는 교회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그것이 곧 자기를 거절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지면서 스스로 상처를 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에서의 사역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섬기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하는 데 있어서 꼭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만 일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는 A라는 방식을 원하지만 B나 C라는 방식으로 주님의 뜻이 진행될 수도 있음을 인정하기만 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들라’고 하신 주님의 뜻이 가장 잘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협력해나가는 것이 성도의 책임입니다.
교회는 목회자나 교인의 꿈을 이루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소원은 잃어버린 영혼들이 구원을 받고 주님의 제자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뜻을 받드는 일에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해 함께 나아갈 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 성도가 행복한 교회로 든든히 서게 될 것을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