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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6일 수요예배
✦ 포기할 수 없는 영적 리더십 50 ✦
“새로운 역사의 시작”
(에스라 1장 1~11절)
1. 포로 귀환의 실현
70년 동안의 바벨론 포로 생활 동안 꿈에도 잊어본 적이 없는 조국으로 돌아온 유다 사람들이 얼마나 감격에 겨워 눈물을 쏟아냈을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으로 드디어 돌아온 것입니다. 하지만 그토록 그리워하던 예루살렘은 한때 고대 근동 최고의 도시로 칭송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 폐허나 다름없이 비참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 화려한 바벨론의 도시를 떠나온 그들은, 바벨론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져 있는 고향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1차 귀환을 이끌고 온 사람이 스룹바벨(세스바살)인데, 그의 이름은 ‘바벨론의 씨’ 또는 ‘바벨론에 대한 슬픔’이라는 뜻으로, 바벨론 포로 생활에 대한 유대인들의 한이 담긴 이름입니다. 이미 멸망한 남유다의 19대 왕 여호야긴의 손자이자 그의 아들인 브다야의 아들로서, 유다의 왕족이었던 스룹바벨은 바벨론 땅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이름을 지어준 그의 아버지나 가족은 바벨론에게 멸망당한 조국의 부활을 꿈꾸며 그에게 그런 이름을 지어주었을 것입니다.
예루살렘이 완전히 멸망당한 BC 586년으로부터 세월이 흘러 BC 539년이 되었고, 드디어 예레미야의 예언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게 됩니다. 고대 근동의 판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강력했던 앗시리아를 무너뜨린 뒤 무적이라고 여겨지며 천하를 호령하던 바벨론 제국이, 근동의 새로운 강자 페르시아 제국에게 무너진 것입니다.
이전에 앗시리아가 그랬듯이, 바벨론도 정복한 나라들을 너무 잔혹하게 짓밟았기 때문에, 사방에 복수의 칼을 가는 적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게다가 카리스마적인 리더였던 느부갓네살이 죽은 이후, 그 다음 왕들은 통치력이 부족해서 내부적 리더십이 붕괴되었고 바벨론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이 바벨론을 정벌하기 위해 움직인 것입니다.
고레스 왕은 정말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기 어머니 쪽인 메대 사람들의 마음을 다 사로잡을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그는 바벨론에 앙심을 품고 있던 주변 나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군을 움직여서 전광석화 같은 기습으로 바벨론을 무너뜨렸습니다. 왕위에 오르면서부터 페르시아 민족의 통합에 힘을 썼던 영웅 고레스는, BC 550년에 강력한 라이벌이던 메대 제국을 흡수해 버리더니, 그로부터 11년 후 최고의 난적이던 바벨론마저 멸망시킴으로써 고대 세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됩니다.
이러한 힘의 이동은 다니엘이 이미 예언을 한 것입니다. 다니엘은 느부갓네살이 이끄는 바벨론 군대의 1차 예루살렘 침공 때(BC 605년) 바벨론 포로로 잡혀 온 사람으로, 유대 귀족 가문 출신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명철로 인하여, 당시 포로로 끌려 온 각 나라의 수재들 가운데서도 단연 주목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특히 다니엘이 바벨론의 중요한 인물이 되게 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것이 바로 느부갓네살 왕의 꿈 해석 사건이었습니다.
하루는 느부갓네살이 아주 힘든 꿈을 꾸고 일어났는데, 마음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꿈의 의미가 범상치 않아서 알고 싶은데 그 내용 자체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답답하고 화가 난 그는 바벨론의 여러 박사들과 학자들과 술객들에게 자신이 꾼 꿈이 무엇이었는지를 알아내고 그것을 해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꿈의 내용이라도 알면 어떤 식으로든 해석을 하겠는데, 그 꿈이 뭔지 알려주지도 않고 그 내용부터 알아내라고 하니, 신하들로서는 정말 기가 막힐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그것은 불가능하다며 뒤로 물러서자, 이에 분노한 느부갓네살은 이런 쓸모없는 학자들과 술객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고 펄펄 뛰었습니다.
모두가 공포에 사로잡혀 벌벌 떨고 있을 그때, 하나님의 영에 감동 받은 다니엘이 나섭니다. 피로와 분노로 가득한 느부갓네살 앞에서, 또 절박한 심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신하들 앞에서, 다니엘은 너무나 차분하면서도 분명하게 입을 열어, 마치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느부갓네살의 꿈을 이야기합니다.
“임금님, 임금님은 어떤 거대한 신상을 보셨습니다. 그 신상이 임금님 앞에 서 있는데, 그것은 크고, 그 빛이 아주 찬란하며, 그 모습이 무시무시하였습니다. 그 신상의 머리는 순금이고, 가슴과 팔은 은이고, 배와 넓적다리는 놋쇠이고, 그 무릎 아래는 쇠이고, 발은 일부는 쇠이고 일부는 진흙이었습니다. 또 임금님이 보고 계시는 동안에, 아무도 돌을 떠내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난데없이 날아들어 와서, 쇠와 진흙으로 된 그 신상의 발을 쳐서 부서뜨렸습니다. 그 때에 쇠와 진흙과 놋쇠와 은과 금이 다 부서졌으며, 여름 타작마당의 겨와 같이 바람에 날려 가서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신상을 친 돌은 큰 산이 되어, 온 땅에 가득 찼습니다.” (단 2:31-35, 새)
이어서 다니엘이 이 꿈을 해석하는데, 순금으로 된 머리는 느부갓네살과 바벨론이고, 은으로 된 가슴과 팔들은 “왕보다 못한 다른 나라”(단 2:39)인 메데와 바사입니다. 놋으로 된 배와 넓적다리는 ‘온 세계를 다스릴 나라’인 헬라 제국이고, 철로 된 종아리는 철 같이 강한 힘으로 모든 나라를 정복할 로마 제국을 가리키며, 쇠와 진흙이 섞인 발은 철의 제국 로마가 분열한 이후의 강하고 약한 여러 나라들을 말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떠내지 않은 돌 하나’는 하나님 나라를 의미합니다.
“이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백성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가 도리어 다른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입니다. 아무도 돌을 떠내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난데없이 날아들어 와서 쇠와 놋쇠와 진흙과 은과 금을 으깨는 것을 임금님이 보신 것은, 위대하신 하나님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임금님께 알려 주신 것입니다. 이 꿈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고, 이 해몽도 틀림없습니다.” (단 2:44-45, 새)
인간이 세운 제국은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때가 되면 그 다음 강자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역사에서 사라지게 되어 있다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느부갓네살이 받은 것입니다. 다니엘은 이 꿈 해석으로 단번에 느부갓네살의 신임을 얻어, 바벨론 전체를 다스리는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유다 포로 출신으로서 가장 빠르고 크게 출세한 다니엘의 이 신화적인 스토리는 바벨론 전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바로 그 다니엘을 통해서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바벨론이 멸망한 지 2년 뒤인 BC 537년, 새로운 힘의 중심이 된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은, 온 천하가 깜짝 놀랄 만한 칙령을 발표합니다. 그것은 포로로 잡혀 왔던 유다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황제의 공식 선언문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거의 5만 명에 달하는 1차 귀환자들이 꿈에도 그리던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레스 왕은 1차 귀환자들을 이끌고 갈 리더로 유다 왕가의 혈통인 스룹바벨을 지명했습니다. 이 모든 일이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났기 때문에 유다 포로들은 믿기지 않는 현실 앞에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사실 고레스는, 앗시리아나 바벨론이 그 막강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허무하게 무너진 핵심 이유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정복한 나라들을 너무 잔혹하게 탄압하고 포로들의 강제 이주 정책 등으로 모든 민족들의 분노를 산 것입니다. 그래서 고레스는 정복을 당한 나라 백성들이 각자 자기가 태어난 땅에 돌아가도록 허용하고, 특히 페르시아에 대항하지 않는 한 완전한 종교의 자유도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고레스의 이러한 포로 귀환 정책에는 세금을 거두려는 목적이 그 뒤에 있었습니다. 유다만 해도 비천한 사람들만 남아 있다 보니까 세금이 걷혀지지 않았고, 그래서 포로들을 돌려보내어 사회를 재건하게 해서 거기로부터 세금을 걷어내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목적들로 고레스는 바벨론을 멸망시키자마자, 바벨론에 끌려온 수많은 유다 포로들에게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영을 공포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목적을 가지고 세계를 움직이고자 하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은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기가 막힌 섭리입니다. 이미 오래 전 예레미야를 통한 예언이 성취된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 이것은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나는 너희들을 만날 것이며 너희를 포로 된 중에서 다시 돌아오게 하되 내가 쫓아 보내었던 나라들과 모든 곳에서 모아 사로잡혀 떠났던 그 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이것은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렘 29:10-14)
2. 성전 재건의 소망
폐허가 된 예루살렘에 도착한 스룹바벨은 무엇보다 성전을 재건하기 원했지만, 성전 재건을 위해서는 페르시아 황제의 허락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치 스룹바벨의 마음을 아는 것처럼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허락한다는 황제의 조서가 내려집니다(1-2). 그뿐 아니라, 그것을 위해 귀환하는 유다 백성들은 모든 재산과 보물을 다 들고 돌아가도 좋으며, 그 주변 나라와 민족들도 힘껏 재정적 지원을 하라고 명령합니다(3-4). 또한 유다가 멸망할 때 바벨론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해 온 수많은 그릇들을 다 예루살렘으로 돌려보내라고도 합니다(7-8).
“금, 은 그릇이 모두 오천사백 개라 사로잡힌 자를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갈 때에 세스바살이 그 그릇들을 다 가지고 갔더라” (11절)
이전에 바벨론의 벨사살 왕은 성전 기구들로 잔치를 벌이며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손가락들이 나타나 쓴 글씨를 보았습니다(단 5장). 다니엘이 해석한 그 글은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었는데, 오만방자한 왕에게 내리는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예언하는 글이었습니다.
“도리어 자신을 하늘의 주재보다 높이며 그의 성전 그릇을 왕 앞으로 가져다가 왕과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이 다 그것으로 술을 마시고 왕이 또 보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금, 은, 구리, 쇠와 나무, 돌로 만든 신상들을 찬양하고 도리어 왕의 호흡을 주장하시고 왕의 모든 길을 작정하시는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지 아니한지라, 이러므로 그의 앞에서 이 손가락이 나와서 이 글을 기록하였나이다. 기록된 글자는 이것이니 곧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 그 글을 해석하건대 메네는 하나님이 이미 왕의 나라의 시대를 세어서 그것을 끝나게 하셨다 함이요, 데겔은 왕을 저울에 달아 보니 부족함이 보였다 함이요, 베레스는 왕의 나라가 나뉘어서 메대와 바사 사람에게 준 바 되었다 함이니이다 하니” (단 5:23-28)
벨사살은 그날 밤 죽임을 당하고 왕국도 멸망하여, 메대 사람 다리오가 왕이 됩니다. 고레스는 이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그릇들을 성전에 도로 갖다 놓게 명령한 것입니다.
이렇게 고레스의 놀라운 명령으로 성전 재건이 허락되었지만, 실제 공사는 쉽지 않았습니다. 앗수르의 혼합 이민 정책으로 인하여 인종이 섞이고 종교가 혼합되어 버린 사마리아 사람들의 집요한 방해 공작 때문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그들이 자기들도 성전 재건 공사에 동참하게 해달라고 한 것을 스룹바벨이 단호히 거절한 것이었습니다.
“사로잡혔던 자들의 자손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한다 함을 유다와 베냐민의 대적이 듣고, 스룹바벨과 족장들에게 나아와 이르되 우리도 너희와 함께 건축하게 하라 우리도 너희 같이 너희 하나님을 찾노라 앗수르 왕 에살핫돈이 우리를 이리로 오게 한 날부터 우리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노라 하니, 스룹바벨과 예수아와 기타 이스라엘 족장들이 이르되 우리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데 너희는 우리와 상관이 없느니라 바사 왕 고레스가 우리에게 명령하신 대로 우리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홀로 건축하리라 하였더니, 이로부터 그 땅 백성이 유다 백성의 손을 약하게 하여 그 건축을 방해하되” (에스라 4:1-4)
북이스라엘의 멸망 이후 앗수르에 의해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부분 강제로 옮겨지고, 수도였던 사마리아에는 다른 데서 이주해 온 이방인들이 주로 살고 있었습니다. 조금 남아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도 이주 온 외국인들과의 결혼을 통해 인종적으로 또 종교적으로 섞여 버렸습니다. 그뿐 아니라, 나라가 망하는 우상숭배를 버리지 못하여,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동시에 우상숭배를 행하는 혼합 종교가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페르시아 왕의 공식 허락을 받아 귀환한 5만 명의 유대인들을 지켜보는 사마리아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기들이 누려오던 이스라엘 땅의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사마리아인들이 자기들도 성전 재건에 동참하겠다고 한 것은 신앙적인 열정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이 땅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정치적 속셈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을 간파한 스룹바벨은, 자기들도 성전 재건에 동참하겠다는 사마리아인들의 요구를 단번에 거절한 것입니다. 새롭게 하나님의 집을 재건하는 데에 그런 타락한 신앙과 이중적 속셈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에 앙심을 품은 사마리아인들은 집요한 방해 공작을 펴게 되고, 그에 따라 성전 재건 공사는 16년이나 지연됩니다(4:5).
그렇게 되어 고레스 왕의 조서에서 명령한 내용들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처음 성전 재건에 열심을 내던 유대인 귀환자들의 신앙도 타락하게 되었고,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예수아도 하나님이 자신들을 버리신 게 아닌가 의심하며 포기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이때 불같은 용기를 가진 선지자 학개와 스가랴가 일어나, 유대인 귀환자들의 느슨해진 신앙과 안일함을 강하게 책망했습니다.
“선지자들 곧 선지자 학개와 잇도의 손자 스가랴가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유다와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유다 사람들에게 예언하였더니” (5:1)
학개와 스가랴는 이제부터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용기를 내어 성전 공사를 재개하면 하나님의 영광이 임할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스룹바벨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다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5:2).
그러자 과연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했는데, BC 521년에 페르시아 제국에 새로운 통치자인 다리오 왕이 왕위에 오른 것입니다. 새 왕이 나오자 성전 재건 공사를 방해하던 핵심 세력 중 하나였으며 서부 지역 관할 총독이었던 닷드내가 먼저 새 왕에게 편지를 보냅니다(5:3-17). 과연 선왕 고레스가 정말로 유대인들의 성전 재건 공사를 그토록 파격적으로 지원하라고 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성전 재건 공사를 결정적으로 방해하려고 시도했는데, 이 일은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됩니다. 닷드내의 편지를 받은 다리오 왕은, 조서를 내려서 문서 창고를 뒤져 고레스 왕의 조서를 찾게 합니다.
“메대도 악메다 궁성에서 한 두루마리를 찾았으니 거기에 기록하였으되” (6:2)
놀랍게도 메대의 악메다 궁성에서 고레스 왕의 조서 원본을 찾습니다. 어떻게 그것을 찾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인도하심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그 내용을 확인한 다리오 왕은, 고레스 왕의 조서대로 성전 재건 공사에 오히려 박차를 가하라고 명령을 하고(6:6-7), 더 나아가 예산이 모자라면 국고에서 지원해도 좋으며(6:8-10), 이 공사의 신속한 재개를 방해하는 자는 엄벌에 처한다는 조항까지 넣습니다.
“내가 또 명령을 내리노니 누구를 막론하고 이 명령을 변조하면 그의 집에서 들보를 빼내고 그를 그 위에 매어달게 하고 그의 집은 이로 말미암아 거름더미가 되게 하라. 만일 왕들이나 백성이 이 명령을 변조하고 손을 들어 예루살렘 하나님의 성전을 헐진대 그 곳에 이름을 두신 하나님이 그들을 멸하시기를 원하노라 나 다리오가 조서를 내렸노니 신속히 행할지어다 하였더라. 다리오 왕의 조서가 내리매 유브라데 강 건너편 총독 닷드내와 스달보스내와 그들의 동관들이 신속히 준행하니라” (6:11-13)
이것은 참으로 기가 막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까? 고레스의 마음을 움직이셨던 하나님께서, 이제는 다리오의 마음을 움직이신 것입니다. 그래서 닷드내와 그 일당들은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하나님의 계획은 이처럼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람은 겁낼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공사가 재개된 지 단 4년 만에 예루살렘 성전이 재건됩니다(6:14-15). 이것은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귀환한 지 약 20년 만의 일이고, 유다 멸망과 함께 솔로몬 성전이 파괴된 지 70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백성들은 기쁨으로 성전 봉헌식을 거행하고, 또 유월절을 지킵니다(6:16-22).
[나가는 말]
이스라엘은 우상숭배와 불순종으로 인하여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갈라졌습니다. 그 후 북이스라엘은 우상숭배와 온갖 악을 행하다가 BC 722년 앗수르에 의해 망했습니다. 남유다도 같은 죄를 범하다 그로부터 136년 후인 BC 586년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했습니다. 그렇게 된 원인은,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제사장 나라로 세우신 목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며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의 반역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그것은 스룹바벨과 에스라와 느헤미야를 통해 예루살렘 성전 재건과 성벽 재건으로 나타났고, 그 후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신 것입니다.
이 세상은 강한 자들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고, 특히 악한 자들이 득세하여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결코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역사는 하나님께서 주관하십니다. 그 사실을 잊지 말고, 오직 하나님을 붙들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함으로써, 그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지는 데에 귀하게 쓰임 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