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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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지역 새누리선교교회에서 열린 제124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잘 다녀왔습니다. 목요일 모든 컨퍼런스 일정 후에 열린 지역 목자 모임까지 참석하고, 저녁 식사 후 공항으로 가서 밤 비행기를 타고 금요일 오전에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몇 번을 제외하고는 봄과 가을에 열리는 목회자 컨퍼런스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은 북미 가정교회가 한계가 다다른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새로 시작하는 교회가 별로 안 보였고, 새롭게 참석하는 목회자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미주의 가정교회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고 새로운 활기를 느꼈는데, 이번에는 그것이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참석한 130여 명 중 새로 참석한 분들이 20명이나 되었고, 특히 처음 보는 젊은 목회자들이 꽤 있어서 아주 고무적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번에도 모든 집회, 사례발표, 삶 공부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이 정말 꽉 차고 풍성한 시간이었으며, 주최 교회 성도님들의 섬김을 받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대접받으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목자 목녀님들이 이번에 이렇게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내년에도 또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놀랐습니다. 사실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그 말에 가장 크게(?) 놀라셨습니다.
매번 컨퍼런스 때는 몇 분을 선정하여 사례발표를 하게 하는데, 저도 이전에 두 번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매번 참 귀한 내용이지만, 이번에도 그 내용이 참 풍성해서 크게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중 한 분은 자녀가 여섯 명인 목사님으로, 코로나 기간 중 컨퍼런스를 온라인으로 할 때 저와 같은 조였던 분인데 자녀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그렇게 여섯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키우며 개척교회에서 사역했다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특히 아주 놀라웠던 것은, 아이들이 모두 밝게 자라 지금은 첫째 아이가 대학생, 둘째가 고등학생, 셋째가 중학생, 넷째가 초등학생인데 각자 목장을 맡아 섬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한 아이가 “이번 주에는 OO가 목장에 안 왔는데, 주중에 심방을 다녀올 예정이야.”라고 하며 식사 시간이 사역 보고 시간도 되고 조 모임도 된다고 해서 다들 웃었지만, 동시에 엄청난 도전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분은 코로나19로 교인들이 모두 떠난 후 한 가정이라도 만나 보려고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에 가서 한국 사람인 것 같으면 일부러 들으라고 한국말로 아이를 부르고, 그러다 한 명을 만나 교제하고 또 그 사람의 친구들을 소개받는 식으로 해서 VIP로 구성된 목장 하나를 간신히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해서 분가할 시점이 되어 휴스턴 서울교회 평신도 세미나를 보냈는데, 거기서 결단하고 돌아와 목자로 헌신해서 감사했다는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엄청난 수적 성장을 이루는 것은 아니라도, 가정교회를 통해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만드는 올바른 목회 방향으로 나아가기에 이처럼 감동이 있음을 봅니다. 무엇보다 주님을 모르는 영혼들을 초대하고 그들을 어떻게든 주님께로 이끌어보기 위해 애쓰는 동역자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큰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