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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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가 소속된 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2년에 한 번씩 짝수 해에 총회를 개최하는데, 226차 총회가 지난주에 있었고 이번에도 엄청나게 많은 안건들을 다루었습니다. 그중 총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교단 내에서 뜨거운 논란거리였던 안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차별 규정을 수정하는 것에 관한 두 안건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규례서에서 교회 생활에 참여하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도록 인정하는 기존의 목록(인종, 종족, 나이, 성별, 장애, 지리적 위치, 신학적 입장)에 더하여 성 정체성(gender identity)”성적 지향성(sexual orientation)”을 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누구도 차별하지 않아야 하므로, 교단 내에서 보수적인 그룹들도 이 안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였습니다. 그것은 안수직분자(목사, 장로, 안수집사)에게 안수 및 위임 시 하는 질문 목록에 참여, 대표성, 차별 금지의 원칙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참여(participation)’대표성(representation)’은 괜찮지만, 문제가 된 것은 차별 금지였습니다. 만약 이 안건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우리처럼 복음적인 신앙으로 동성애를 죄라고 믿는 사람들은 안수직을 맡지 못하거나 그대로 강행하는 경우 처벌받을 가능성도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안건을 제출한 진보적 그룹들은 이것이 통과되더라도 안수직 후보자, 특히 보수적인 관점을 가진 후보자에게 특정한 답변을 강요하거나 한 가지 방식으로만 응답할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신앙 양심도 보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안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 보수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안수직을 맡지 못하게 막는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지적해 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복음적이고 보수적인 사람들만 이것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진보적 관점을 가진 사람 중에도 반대하는 이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교단이 전통적으로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가운데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존중하며 지금까지 하나 됨을 이루어왔는데, 이 안건이 통과되면 교단 내에서 보수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아예 막아버리고 한 가지 방향만을 강요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논쟁을 의식해서인지, 다행스럽게도 총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분과위원회 때 이 안건을 맡은 정치위원회(Polity Committee)’에서는 논란거리가 된 차별 금지라는 말을 삭제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렸습니다. 왜냐하면 그 말이 들어갈 경우, 자칫 동성애를 거부하거나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고 믿는 사람을 징계하도록 악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한 여러 수정안이 제안되었는데, 그중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밝힌 총회 대의원이 올린 수정안이 채택되어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그것은 교회 질서에 관한 역사적 원칙을 따른다는 문구도 안수직분자를 위한 필수 질문 목록에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교단이 신앙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점을 재확인하여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번 총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최악은 면했다.’인데, 복음보다 사회적 이슈들에 더 중점을 두는 모습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포용하려고 애쓰는 미국장로교 정신을 다시금 확인한 점은 위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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