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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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부터 제가 영어예배 설교도 하게 되어 이전보다 바빠졌습니다. 노회 내의 몇몇 미국 목사님들에게 우리 교회 영어예배 때 말씀을 전해줄 수 있는지 연락했지만 아직은 별다른 응답이 없어서 당분간 제가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이전에 말씀드렸던 한인 크레도(CREDO) 컨퍼런스 강사 회의가 있어서 필라델피아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11월에 하려고 했다가 지난주로 연기되어 열린 것인데,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라 미리 준비해서 갔습니다. 제가 맡은 분야는 예배와 영성인데, 다른 분들은 그냥 참석하면 되었지만 저는 컨퍼런스 때 진행될 여덟 번의 예배에 대한 개요를 정해서 가야 했기에 무척 바빴습니다. 그래도 몇 주 전부터 미리 준비해왔기에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월요일 갑작스러운 부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에 부임하기 전 디트로이트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을 때 담임목사이셨던 최인순 목사님의 부인 최금란 사모님께서 소천 받으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수년간 건강이 안 좋으셨는데, 최근 들어 더 안 좋은 상태에 계시다가 마침내 세상을 떠나 하나님 품에 안기시게 된 것입니다.
최인순 목사님은 디트로이트에서 사역하시기 전에 이곳 콜럼버스의 한 미국 교회에서 목회하셨고, 은퇴 후 따님들이 사는 이곳으로 돌아오셔서 정착하셨습니다. 주일이 되면 이전에 섬기셨던 미국 교회와 우리 교회를 번갈아 격주로 참석하셨고 종종 주일예배 설교 말씀도 전해주셨기에, 성도님들 중에도 두 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최인순 목사님의 큰 따님은 그 미국 교회의 장로님이신데,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가족들이 장례예배를 토요일에 하기로 정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미국 교회 목사님이 토요일에 다른 일정이 잡혀 있어서 집례할 수 없기에 저에게 장례예배 인도를 부탁하셨습니다.
이제 영어예배 설교도 하게 되어 이전보다 바빠진데다 지난주에는 3일 동안 필라델피아 회의에도 다녀오는 등 어느 때보다도 바쁜 주였지만, 사랑하는 최금란 사모님의 장례예배를 인도해달라는 요청을 받자마자 즉시 수락했습니다. 저와 제 아내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사모님의 장례예배인데 제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은 먼저 제가 하겠다고 말하려 했는데 그렇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지난가을에는 삶 공부가 열리지 않았기에 주중에 상당히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주에는 한 가지도 아니고 동시에 세 가지 일이 더해지니까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빴습니다. 그렇지만 이 많은 일을 모두 감당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 사역에 쓰임을 받을 수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귀한 일인지를 실감하며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부터는 상반기 삶 공부도 하게 될 테니 더욱 바빠지겠지만,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쓰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기에 감사합니다. 쓸데없는 일에 바쁘다면 헛된 삶이 되겠지만, 가치 있는 일에 바쁜 것이니 감사합니다. 특히 슬픔을 당한 분들에게 주님의 위로를 전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저 같은 사람을 주님께서 이렇게 써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