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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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 저는 ANC온누리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7년 전 제 위임예배 때 오셔서 말씀을 전해주신 유진소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입니다. 저는 LA를 방문할 때마다 주로 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그 날도 9시 45분에 시작되는 2부예배 시간에 맞추어 갔는데, 들어갈 때부터 감동이었습니다. 주차 안내를 하는 분들이 화씨 100도의 더위 속에서도 교인들의 자동차가 들어올 때마다 꾸벅 인사를 하면서 아주 열심히 섬기고 있었습니다. 또한 시간이 늦으면 차를 세울 곳이 마땅치 않은 탓도 있겠지만, 예배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다들 서두르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참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예배 중에 새 교우 및 방문자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한 명도 일어서지를 않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앞에서 인도하시던 유진소 목사님이 저를 발견하시고 "이준원 목사님, 일어나시죠."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교 후배인데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서 사역하며 부모님 댁을 방문 올 때마다 예배에 참석한다고 친절한 소개까지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일으켜 세워주신 덕분에(?) 예배 후 이분 저분이 저를 보고 "목사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갑자기 "목사님!" 하고 아는 사람처럼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뜬금없이 명함 한 장 있으면 달라던 재미있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때 아주 놀라웠던 것은, 바로 그날 2부예배 때 말라위에서 오신 김용진 선교사님도 참석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큰 교회이기에 예배실 문이 여러 군데라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으셨던 선교사님이, 환영 시간에 일어난 저를 보시고 예배 후에 제가 있는 데로 오셨습니다. 유진소 목사님이 저를 일으켜 세우지 않으셨으면 선교사님과 어긋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 선교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말라위 사역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잘되고 있고, 특히 박명효 장로님이 오셔서 얼마나 큰 힘과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고 말씀해주셔서 제 마음이 참 기뻤습니다. 선교사님께 일부러라도 연락해서 만나려 했는데, 마침 그날 그 교회의 선교위원회와 만남이 있어서 그리로 오신 덕분에 자연스럽게 만났으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또 다른 반가운 만남이 있었는데, 이전에 ANC온누리교회 웹사이트를 체크하다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기이자 같은 교회에서 자란 친구가 최근에 부목사가 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26년 전 이민 오고 나서는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 만에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 친구가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교실로 가서 반갑게 대화를 나누는데, 바로 그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을 거기서 보았습니다.
지난 1993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나가 있으면서 1년 동안 온누리교회에서 협력전도사로 섬겼는데, 당시 대학부 담당이던 유진소 목사님이 제게 대학부로 오라고 하셔서 대학생 사역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대학부 영어성경읽기 그룹을 만들어서 대학생들과 아름다운 시간들을 가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그 영어성경읽기 모임에 열심히 참여했던 자매 한 명이, 지난주일 친구 목사와 대화를 나누는데 그리로 갑자기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어!" 하고 놀랬습니다. 어떻게 여기 있느냐고 물었더니, 제 친구가 "내 아내야."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세상이 정말 좁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부모님과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했고, 또 이처럼 뜻밖의 반가운 만남들도 갖게 되어서 더더욱 감사했던 이번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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