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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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난 주중에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으십니까? 아마 대부분 그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에서 연락을 한 이유는 대개 지금 미국 여러 도시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걱정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525일 미니어폴리스(Minneapolis)에서 백인 경찰관에 의해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무릎으로 목이 눌려 숨을 못 쉼으로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장면이 비디오로 찍히고 전국적으로 방영된 이후 많은 도시들에서 경찰의 야만적 진압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그것이 지나쳐 폭동과 약탈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곳 콜럼버스에서도 시위와 폭동이 벌어져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통행금지령이 발동되었습니다.

 

아직도 여러 도시들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간간이 약탈도 일어나고는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 평화로운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각 도시나 주 정부에서 평화시위를 보장해주는 동시에, 폭력적 시위나 약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고, 시민들도 폭력이나 약탈에 대해 비판적인 소리를 내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저도 플로이드가 목이 눌려 죽는 장면을 비디오로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I can’t breathe!”라고 절박하게 여러 차례 외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목을 누르고 있는 경찰관의 담담한 얼굴 표정을 보며 그 잔인성에 소름이 돋았고, 목이 눌린 채 숨을 쉬지 못하는 상황에서 플로이드가 “Mama” 하고 외칠 때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가 정말로 변화되기를 기도합니다.

 

특히 지난 1992429LA 폭동의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LA 한인들은 이번 사태로 인하여 크게 긴장했고, 그래서 폭동 재발 방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을 한인타운에 배치해달라고 먼저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LA 한인타운 내 상점들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5월 말 한 주 동안은 시위와 함께 폭동과 약탈이 일어나고 무질서하게 진행되기도 했지만, 6월 들어서 약탈은 거의 사라지고 평화 시위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며칠 사이에도 한국 뉴스나 인터넷 신문을 보면 미국 사태에 대해 약탈 속출’, ‘LA 베벌리힐스 불바다’, ‘미국은 지금 무법천지등과 같은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방화와 약탈이 일어난 지역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언론은 인터넷 조회 수나 시청률 때문에 특정 광경만 부각하여 과장해서 보여준다는 느낌이 듭니다(물론 미국도 언론사마다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전국이 일일생활권으로 묶여 있고 어떤 뉴스가 뜨면 전 국민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사태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하이오 주 하나만 해도 남한 면적보다 넓고, 서울에서 부산 가는 거리보다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 간의 거리가 더 멉니다. 그만큼 큰 나라인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 카운티, , 연방으로 되어 있는 사법 및 행정 체계를 알아야 하는데, 그런 지식과 이해가 없이 그저 자극적인 기사제목이나 뉴스에 나오는 몇몇 장면만 보면 오해가 생기게 되고, 그런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정보를 통해 세워진 선입견으로 미국을 보게 되면 잘못된 평가와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 관한 것뿐 아니라, 모든 면에 있어 크리스천들은 진리 위에 서서 진리로 살아야 합니다. 표면적이고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도록 경계해야겠습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 영적으로 깨어 기도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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