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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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집에 머물기 시작한지 어느덧 5주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비디오 컨퍼런스로 진행하는 목장들을 방문해보니, 대부분 무사히 잘 지내고 계시고 큰 어려움을 당하는 분은 안 계시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며칠 전부터 미국에서는 그 동안 집에 머물라고 하며 닫아놓고 있던 사회를 다시 여는(reopening)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것을 연구하기 위한 팀(task force)을 구성했고, 점진적인 사회 재가동을 위한 3단계를 만들어 그 중 1단계를 금요일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오하이오를 비롯한 여러 주들도 점진적인 재개를 이야기하는 상황이긴 한데, 미시건, 버지니아, 미네소타 등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주 청사 앞에 모여 지나친 자택대피령(stay at home)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오하이오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플로리다에서는 그 동안 폐쇄했던 해변들을 다시 열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사람들의 인내가 점점 바닥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연방정부나 주정부의 지도자들의 고민을 보여줍니다. 바이러스의 위험성 때문에 쉽게 격리 상태를 풀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기한 집에 머물라고만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쉽게 풀어주면 바이러스가 더 빠르게 퍼질 위험이 있고, 계속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하면 실업자는 계속 늘어나고 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래서 그 사이 어딘가에서 적절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지도자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격리를 무기한 연기할 수는 없으니 열기는 열어야겠지만,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들은 여전히 집에 머물러야 하고, 밖에서는 사람간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학교와 캠프들은 계속 문을 닫고 있어야 하는 등, 정부는 시민들에게 철저히 조심하라는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는 중인 지난 15일 국회의원들을 뽑는 총선이 열렸는데, 투표하러 온 사람들이 서로 간에 거리를 지키고 열을 재고 손 세정제로 씻고 비닐장갑도 끼는 등, 많은 준비를 통해 선거를 치르는 모습이 전 세계적인 관심과 함께 감탄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후 클럽과 식당 등에 사람들이 많아지고,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날씨가 따뜻해짐에 따라 밖에 나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약간 걱정도 됩니다.

 

물론 한국은 이제 신규 감염자가 많지 않고 굉장히 안정되어 가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일본은 이제 본격적으로 감염자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너무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도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약간 줄어들었다고는 하는데, 아직은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섣불리 사회를 재가동한다고 하다가 제2의 감염 물결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염려가 됩니다.

 

작년 12월에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불과 3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에 전 세계를 마비시켰습니다. 중남미나 아프리카처럼 이제 시작이거나 시작도 안 한 지역들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상상이 안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끝은 올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조심하는 가운데 여러 가지 면에서 길게 보며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희 목회자들은 영적인 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일단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고 이 기간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실행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가족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이 힘든 시기에 오히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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