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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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로 스티브 홍 전도사님이 사임하고 이제 새로운 영어권 교역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당회에서는 이미 지난봄에 ‘영어권 교역자 청빙위원회’를 구성했고, 청빙위원들이 새로운 영어권 목회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 전역에서 영어권 교역자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교회들마다 영어권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사역자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다수의 영어권 목회자들은 뉴욕, 로스엔젤리스 등의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다른 도시 특히 이곳 콜럼버스와 같이 크지 않은 중형 도시로는 잘 가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청빙위원회가 벌써 광고도 내보았지만 아직까지는 큰 소득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어제 모임을 가졌는데, 홍 전도사님 사임 후 처음으로 모인 것이고 그것도 자기들끼리 모였습니다. 사실 자기들끼리만 모여서 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면서, 앞으로는 청소년 사역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청소년들이 자기들 나름대로 뭔가 해보겠다는 의욕을 보이며 나아갔습니다. 자기들끼리 찬양도 하고 대화도 하면서, 제가 염려한 것보다 훨씬 잘할 것 같다는 느낌을 주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홍 전도사님이 사임하기 전에 학생들과 함께 앞으로 Small Cloud, Inc.를 이끌어갈 리더들을 정해놓았고, 각자 무엇을 할지도 어느 정도 서로 이야기가 된 상태로 떠나셨습니다. 물론 풀타임 교역자가 있을 때와 같이 많은 것을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영어권 사역위원장께서 잘 이끌어주시고 또 여러 부모님들과 리더들이 힘을 모으면 충분히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깁니다.
다만 지금은 아직 방학 때라 청소년들이 별 부담 없이 모일 수 있는 시기이고, 또 자기들끼리 아직 한 번 밖에는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무조건 잘될 거라고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님들과 위원장님과 교사와 담임목사인 제가 함께 기도하고 의논하면서 청소년들을 돕는다면, 다음 영어권 교역자가 오기 전까지 자기들끼리 어느 정도 버티면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성도님들의 많은 기도의 지원과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교제도 하고 기타로 찬양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제가 청소년 시절 친구들과 함께 교회에서 모여 뜨겁게 기도도 하고 놀기도 하고 깊은 대화도 하던 때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어른들이 뭐라고 해도 우리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고, 우리끼리 행사나 수련회 계획도 다 세웠으며, 모든 진행까지 학생들이 다 맡아서 했습니다. 우리 자녀들도 제가 그 나이 때보다 결코 어리지 않으며, 오히려 저희 때보다 더 순수한 모습이 많습니다.
담당 교역자가 떠나고 없는 이 기간이 당연히 쉽지는 않겠지만, 오히려 이것이 청소년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도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자기들끼리 더 대화하고 교제하고 계획을 세우고 진행도 해나가면서, 실력과 인격이 자라고 믿음도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어려운 시간이 오히려 복된 시간으로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청소년 사역뿐 아니라, 지금 중단되어 있는 영어권 청년 및 성인 사역도 다시 시작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앞으로 영어권 성인 및 청소년 사역을 담당할 수 있는 신실한 교역자가 빠른 시일 안에 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고, 이 일을 감당하는 영어권 교역자 청빙위원들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청소년들이 더욱 주님을 의지하고 서로 사랑하며 성장하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