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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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지난 5월 21~24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장로교 한인교회 전국총회(NCKPC)에 잘 참석했고, 휴가도 잘 다녀왔습니다. 지난번 목회편지에 쓴 대로, 총회 기간 중 모든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여 최대한 배우려고 노력했고, 오랜 만에 만난 목사님들 및 새로 만난 목사님들과 귀한 교제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후 휴가로 시카고에 사는 동생네 집에 갔는데, 연로하신 부모님이 LA에서 시카고까지의 먼 거리를 비행기로 잘 오셨고, 건강상 아무 문제없이 저와 동생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함께 기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한인총회는 제가 우리 교회에서 사역한 14년 동안 겨우 두 번째로 참석한 것이었고, 그것도 무려 8년 만에 참석한 모임이었습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새로운 목회자들이 많이 들어온 동시에, 오랫동안 열심히 목회하시던 목사님들이 많이 은퇴하셨고, 또 제가 아는 분들 중에 돌아가신 분들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모임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개회예배와 폐회예배 및 매일 아침 경건회가 진행됐고, 주제 강연을 통해 현 미국장로교 총회장과 한국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그리고 미국장로교 내 복음주의 그룹인 Fellowship Community의 직전 회장이 강사로 나와 말씀을 전했습니다. 또한 연령별로 모이는 모임과 워크샵 시간도 있었으며 자유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연례 모임의 가장 핵심 부분은 사무총회였고, 이번에도 다룰 안건이 많았습니다.
이번 한인총회에 참석하면서 느낀 것이 많지만, 그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안타까움’입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은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어려운 목회 환경으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지쳐 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것이 성경에서 가르쳐주는 교회의 존재목적이며 사명이지만, 많은 경우 교회의 다른 문제들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교회의 사명을 위해 쓸 힘이 별로 없는 상황인 것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처음 만난 목사님 부부가 있었는데, 지금 섬기는 교회에 부임한지 3년이 채 안 되었는데도 벌써 피곤해 보였습니다. 분열되고 갈라진 교회에 부임하여 문제들을 정리하느라 힘겹게 목회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몇몇 목사님들은 이번에 쉬러 왔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힘들게 사역하면 총회를 일종의 ‘도피처’로 삼아 피해서 올 정도로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분위기 속에서도 이번 한인총회를 여러 모로 돕고 섬긴 올랜도 비전교회가 있었습니다. 담임이신 김인기 목사님은 가정교회사역원 북미이사로 섬기고 계시고, 비전교회는 오랫동안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범적인 교회입니다. 특히 우리 교단 교회들 중 가정교회를 제일 먼저 시작하여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교회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폐회예배가 비전교회에서 열렸는데, 그때 잠시 김인기 목사님의 인사 말씀 시간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특유의 유머로 재미있게 이야기하셨지만, 우리 교단 한인교회들의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시는 목사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한 영혼의 구원과 제자로서의 성장보다는 다른 일들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는 우리 한인 장로교회들의 현실에 대한 깊은 안타까움이었습니다.
교단 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들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만이 교회가 나아갈 길임을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더욱 ‘영혼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교회’로 나아가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