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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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부터 한국에서 ‘창조과학’이 등장하여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던 많은 이들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창조과학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게 되었으며, 특히 요즘은 무신론자 과학자들뿐 아니라 다수의 크리스천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창조과학은 진짜 과학이 아닌 유사과학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창조과학이 저에게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되긴 했지만, 창조과학에서 주장하는 대로 성경을 읽고 세계를 볼 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고, 그래서 진화나 과학에 대해 나오면 그냥 얼버무리며 넘어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여러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성경과 과학, 창조와 진화에 대해 이미 많은 연구를 해왔고, 그러한 연구 내용이 미국의 복음적인 교회들에서 이미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아마 우리 중에도 창조와 진화 또는 신앙과 과학 사이에서 갈등을 느낀 분들이 있을 텐데, 특히 과학 분야에 있는 경우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신앙과 과학은 둘 중 하나만 택할 문제가 아니라 얼마든지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자연도 성경도, 하나님께서 쓰셨기 때문입니다.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한 책들이 아주 많지만, 그 중 좋은 책 세 권을 소개해드립니다. 이 순서대로 읽으면 좋습니다.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한 입문서로서, <창조론 연대기>(김민석 지음, 새물결플러스 간)를 먼저 보시면 좋습니다.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 쉽게 잘 설명해주는데, 무엇보다 이 책은 만화라서 재미있고 로맨스(?)도 등장해서 흥미진진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우종학 저, IVP 간)를 읽으시면 도움이 됩니다. 긴 제목을 줄여서 <무.크.따>라고 불리는 이 책의 저자는 신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이자 ‘과신대’(과학과 신학의 대화)라는 단체(www.scitheo.org)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책의 내용은, 어느 신문사의 과학부 담당인 무신론자 기자가 자신의 과거 주일학교 교사이자 현재 대학교수인 크리스천 과학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어릴 때 교회를 다녔지만 과학과 신앙의 갈등 때문에 교회를 떠난 기자가, 자신의 은사인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과학과 신앙이 서로 대립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편견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이 책은 과학과 신앙의 갈등 때문에 믿음의 길을 떠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로, <무.크.따>의 저자가 또 내놓은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우종학 저, 새물결플러스 간)도 아주 훌륭한 내용입니다. 이 책 역시 제목을 줄여서 <과.도.기>라고 부르는데, 천문학 등 과학적인 설명과 함께, 과학 때문에 생기는 갈등, 무신론자들의 공격, 창조과학의 문제 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제시해줍니다.
혹시 이 세 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성경, 바위, 시간>(데이비스 영, 랠프 스티얼리 저, IVP 간)을 추천합니다. 저도 최근에 구입했기에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 두께의 방대한 양이지만, 신앙 대 과학, 창조 대 진화 논쟁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필독서입니다. 캘빈 대학(Calvin College) 지질학과 교수인 저자들은, 지구 연대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을 해결하며 과학과 신앙의 통합을 이루려는 시도를 합니다. 두꺼운 책이지만 한 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책들을 읽으면 신앙과 과학의 통합을 이룰 수 있게 되며, 광대한 우주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을 향해 더 큰 경외심과 더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