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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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장으로 모일 때마다 우리는 감사의 제목을 나눕니다. 그런데 매주 감사거리를 나눈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무엇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지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감사제목이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며 살면 영적 민감성이 높아지고 영적으로도 성장하게 됩니다.
감사제목을 나누자고 하면 ‘나는 생활이 매일 똑같아서 특별히 감사할 게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 삶에는 감사할 것들이 차고 넘칩니다. 우리가 마땅히 감사해야 할 것들 중 하나가 공기입니다. 눈에는 안 보이지만 우리는 매일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습니다. 공기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감사할 게 별로 없다’고 말한다면, 공기를 마음껏 공짜로 마시며 살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너무 죄송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 외에도 아주 당연하게 느껴져서 귀한 줄을 잊고 사는 것들이 많습니다. 목장이나 예배, 그리고 삶 공부가 그러한 것들입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교우님 한 분이 병으로 여러 차례 입원하셨는데, 퇴원 후에도 힘들어서 몇 달 동안 교회 주일예배에 나오지 못하셨습니다. 그 후 다시 상태가 악화되어서 또 입원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병원으로 심방 갔을 때 그분이 저에게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목사님, 퇴원하면 이번에는 꼭 교회에 나갈 거예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분의 간절한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주일마다 예배가 있고 주중에도 있으니까 우리는 언제든지 원하기만 하면 예배에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교도 매주 하니까 아무 때나 들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목장 역시 매주 모이니까 한두 번쯤 빠져도 다음에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삶 공부도 봄가을로 열리니까 아무 때나 듣고 싶을 때 들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럴 기회가 또 다시 올지 안 올지 알 수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다음에 하면 되지’ 하고 생각했는데 ‘다음에’라는 것이 없으면 어떡합니까? 저도 다음에 하겠다며 미루다가 결국 후회하게 된 경우들이 있었는데,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에서 ‘가장 큰 계명’이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과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것입니다(마태복음 22:37-40). 또 예수님은 ‘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고(마태 5:44), 형제자매를 용서해줄 때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하라’ 말씀하셨습니다(마태 18:22).
이처럼 용서하고 사랑해야 하는데도 자꾸만 다음에 하겠다고 계속 미루다 보면, ‘다음에’라는 때는 오지 않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사랑과 용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갑자기 다른 데로 가거나 세상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내게 갑자기 어떤 일이 일어나서 더 이상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랑도 용서도 ‘지금’ 해야 하고 ‘당장’ 해야 합니다.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주어져 있을 때 미루지 말고 빨리 해야 합니다. 예배도, 목장도, 삶 공부도 지금 해야 합니다. 기도도, 말씀도, 사역도, 섬김도, 전도도, 선교도,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즉시 해야 합니다. 조만간 그 기회가 내 눈앞에서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특히 오랫동안 삶 공부를 안 하신 분들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번에 꼭 들으시기 바랍니다. ‘생명의 삶’을 한 지 오래 되었으면 ‘새로운 삶’을 들으시고, ‘새로운 삶’을 한 지 오래 되었으면 ‘경건의 삶’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다 들으신 분들은 ‘기도의 삶’, ‘말씀의 삶’, ‘일터의 삶’ 등을 듣거나 처음부터 ‘생명의 삶’을 다시 들으시면 됩니다. 아직 기회가 주어져 있을 때 지금 당장 즉시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