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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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좋은 신학서적들을 많이 출간하는 ‘새물결플러스’ 출판사가 있는데, 그 회사 대표는 김요한 목사라는 분입니다. 3년 전 안식월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분과 잠시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 교회를 위해 아주 귀한 역할을 하는 분입니다. 얼마 전 그분이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에 올린 글을 읽다가 마음에 깊이 와 닿았는데, 그 내용을 정리해서 나누고 싶습니다.
김 목사님은 지난 20년 동안 지나친 과로로 목과 어깨가 아주 단단하게 뭉쳤는데, 특히 지난 몇 년 간 책상 앞에 앉아 하루 10시간 이상 책 교정을 보면서 상태가 더 악화되었고, 목과 어깨의 심한 통증으로 고생해왔습니다. 아무리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도 소용없었고, 스포츠 마사지를 받아도 그 효과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헬스클럽에 등록했는데, 헬스 트레이너가 와서 몸의 어디가 안 좋으냐고 물었을 때, 목사님은 별 생각 없이 목과 어깨가 너무 안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트레이너가 살펴보더니 ‘등 근육이 너무 없어서 어깨와 목으로 큰 부담이 가는 게 문제’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등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그 후 트레이너의 지도를 따라 4개월 동안 열심히 등 근육을 만드는 데 집중했더니 조금씩 등 근육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20년 이상 늘 자기를 짓누르던 목과 어깨의 통증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강한 등 근육이 세워지니까, 이전에 어깨와 목으로 가던 하중을 크게 줄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등 근육을 키우는 과정은 영적 훈련과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만나는 ‘인생의 무거운 짐’으로 인해 목과 어깨에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그 고통을 덜어줄 방편을 찾습니다. 그래서 쇼핑, 드라마, 상담, 운동, 여행, 음식, 음주가무 등을 통해 인생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보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며,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시대의 많은 교인들은 주일에 교회로 가서 소위 ‘은혜로운 설교’를 들으며 삶의 중압감에서 해방되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듣기만 해도 약간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마치 목과 어깨가 아플 때 남이 해주는 스포츠 마사지를 통해 잠시나마 통증을 잠재우는 것과도 같습니다. 주일에 교회에 가서 좋은 말씀을 들을 때 잠깐은 마음이 편해지고 힘이 나는 것 같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엄청난 무게로 다가오는 스트레스 앞에서 또 다시 마음의 통증을 느끼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면서 겪는 수많은 문제를 감당할 수 있는 근본적 처방은 ‘영적 등 근육’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인생의 고통과 중압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세상 자체가 죄로 오염되어, 이 땅에는 슬픔, 아픔, 배신, 상실, 외로움, 살인, 테러, 질병, 죽음과 같은 문제가 항상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는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수많은 어려움이 와도 ‘잘 견디어낼 수 있는 근육’은 우리가 키울 수 있습니다. 그 비결 중 하나가 바로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드리는 기도와 말씀묵상이며 삶 공부입니다. 기도와 말씀을 통해 속사람이 강건해지고,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과 위로를 늘 공급받기 때문에, 삶에서 오는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는 것입니다.
저도 목과 어깨가 늘 뭉쳐 있는 편인데, 앞으로는 등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시작해서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매일 기도와 말씀을 통해 ‘영적 등 근육’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결과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