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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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일 설교 중 적당히 하거나 최소한만 하는 신앙생활에는 기쁨도 감격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자꾸 그 생각이 나서 스스로 질문해보았습니다. ‘신앙생활을 적당히 하거나 최소한만 하면 정말로 보람이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가?’ 그런데 그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오해하진 마십시오. 적당히 신앙생활을 해도 행복과 감격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하게 되면 보람이나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정도를 넘어, 오히려 자신에게 아주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자기 사업을 적당히 하거나 최소한만 하면서 다른 취미생활에 빠지게 되면, 일단 사업이 재미가 없을 뿐 아니라, 돈도 잘 안 벌려서 문을 닫거나 파산할 위험이 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열심히 일하지 않고 적당히 눈속임을 하며 놀거나 쉬면서 일하게 되면, 업무의 능률이 오르지 않을뿐더러, 아예 해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도 훈련이 힘들다고 적당히 하게 되면, 실제 경기에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혹시 나가서 뛰게 된다 하더라도 처참한 패배를 맛보며 크게 부상을 당할 위험도 있습니다.
결국 무엇이든지 적당히 하고 최소한만 하려 드는 것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에게 큰 해를 끼치는 아주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원리는 신앙생활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지난주 <말씀의 삶> 성경통독 내용 중 바로 그렇게 적당히 하려는 태도에 대한 주님의 무서운 경고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나는 네 행위를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겠다.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내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요한계시록 3:15-16, 새번역)
이 말씀은 일곱 교회에게 보낸 편지들 중 라오디게아 교회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라오디게아에는 온천이 많았는데, 그 온천물이 광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독특한 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 온천물은 아주 뜨거울 때 마시거나 아주 차가울 때 마셔야지, 미지근할 때 마시면 구토가 날 정도였습니다. 적당히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미지근한 온천물과 같아서, 아예 토해내야 할 정도로 역겹다는 말씀입니다.
적당히 하는 사랑은 사랑일 수 없습니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푹 빠지는 것’입니다. 남녀가 사랑하는데 상대방에게 푹 빠지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100% 마음을 주지 않고 적당한 관계로 살면서 “여보, 당신이 50, 미스 김이 30, 미스 리가 20이야. 당신을 제일 사랑해!”라고 한다면 그게 사랑입니까? 그런 불륜의 관계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뿐 아니라, 가정을 파괴하고 그로 인해 자녀에게 엄청난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성경은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그분을 사랑해서 그분께 푹 빠지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시간과 에너지와 돈까지 써가며 그분이 원하시는 예배, 찬양, 헌금, 기도, 말씀, 봉사, 전도, 선교 등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며 나아갈 때, 거기에 참 기쁨이 있고 감격이 있습니다.
또한 크리스천의 삶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동시에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이웃을 사랑하는 삶입니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희생해가면서 이웃에게 유익을 주는 일을 행하고 이웃에게 해가 될 일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그렇게 할 때 참된 만족과 기쁨을 경험합니다. 적당히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안타까운 인생이 되는 길이지만, 온전히 헌신하는 것은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인생이 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