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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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7일 주일예배
✦ 야외예배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시편 23편 1절)
[들어가는 말]
오래 전 영어목회를 할 때 어느 컨퍼런스에 참석했는데, 그때 강사로 브루스 라슨(Bruce Larson)이라는 유명한 미국장로교 목사님이 오셔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때 그분은 귀한 목회사역을 마치고 은퇴하신 후였는데, 그때 그분이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성경은 두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I love you. So don’t be stupid.’(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러니 바보 같이 살지 말아라.)”
바로 이 성경의 핵심을 아주 잘 보여주는 내용이 시편 23편입니다. 이 시편을 쓴 다윗은 누구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순종했기 때문에 하나님은 다윗을 가리켜 ‘내 마음에 합한(꼭 드는) 사람’이라고까지 하셨습니다.
다윗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오늘 시편 23편 1절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이 짧은 말씀에서 네 가지를 볼 수 있습니다.
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다윗은 우선, 주님(여호와)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원래 발음은 ‘여호와’보다 ‘야훼’가 더 맞습니다. ‘여호와’라는 이름은 아카드어인 ‘하와(havah, '있다’)'에서 유래한 말로서, 이 이름은 하나님이 창조주이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헬라어 알파벳의 첫 자가 ‘알파(Α)’이고 마지막 자가 ‘오메가(Ω)’인데, 조금 전 찬양한 것처럼 주님을 ‘알파와 오메가’ 되신다고 하는 것은 처음과 끝이 되시며 영원히 변함이 없으시다는 뜻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바로 그런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처음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출 3:14)
출애굽기 34:6-7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실 때에도 여호와 하나님은 자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여호와는 영원한 분이시고, 언약의 하나님이시며,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바로 이러한 놀라운 주님이십니다.
2.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다윗은 그런 하나님이 목자이심을 고백합니다. 목자가 없으면 양은 큰일 납니다. 다 죽습니다. 맹수에게 물려 죽거나 아무 데나 가다가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수많은 무리를 보시고 그들이 ‘목자 없는 양’ 같아서 불쌍히 여기시며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켜주셨습니다. 모세도 죽기 전에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그 백성을 ‘목자 없는 양’ 같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구할 정도로, 양에게 목자가 없다는 것은 곧 죽음의 길로 가는 것과 같습니다.
양의 목숨이 목자에게 달렸을 정도로 목자는 양에게 중요한 존재입니다. 사방이 메마른 땅이고 물도 부족한 상황에서, 목자는 양에게 풀을 먹이고 물을 마시우기 위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감당합니다.
다윗은 자기 집안의 양 떼를 치며 늘 그러한 수고를 감당하던 목자였습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그렇게 목자로 지내며 양을 돌보는 가운데, 하나님이 자신에게 바로 그런 목자이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는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3.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런데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스스로 계시는 하나님,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시는 하나님께서 단순히 그냥 목자가 아니라 ‘나의’ 목자시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목자’시라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나는 ‘그분의 양’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바로 나의 목자이시니까 그분의 양인 나는 아무 부족함이 없게 됩니다.
주님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고,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해주십니다(2절). 또한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나를 의의 길(바른 길)로 인도해주십니다(3절). 그래서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4절). 주님은 나의 목자로서 나와 함께 하시며 당신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나를 인도해주십니다(4절). 그러므로 나의 목자이신 주님만 따라가면 아무 염려가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주님은 ‘나의’ 목자이십니까? 우리가 주님을 ‘나의’ 목자로 모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편의 목자, 아내의 목자, 부모님의 목자, 자녀의 목자, 친구의 목자가 아니라 ‘나의’ 목자이셔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신앙으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우리 각자는 주님을 ‘나의’ 목자로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부족함이 없습니다.
4.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마지막으로 여호와 하나님은 바로 ‘지금’ 나의 목자시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은 과거에도 나의 목자이셨고 미래에도 나의 목자이실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주님은 나의 목자시며 나를 인도해주기를 원하십니다.
지금 혹시 어떤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까? 지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까? 지금 일이 잘 풀리지 않습니까? 지금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까? 지금 내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불편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문제가 있습니까?
그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지금’ 나의 목자이십니다. 주님께서 반드시 나를 인도해주신다는 말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이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주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험에서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십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힘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게 하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다르고, 또 때에 따라 그 목적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대개는 우리가 자신을 바로 보고 문제를 발견하여 변화되고 주님 안에서 더욱 신실하게 나아가도록 그렇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에게 ‘네 사랑하는 외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쳐라.’라고 시험하신 것과도 같습니다. 사실은 진짜로 이삭을 죽여서 바치길 원하시는 게 아니라, 당시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푹 빠져서 마치 우상 숭배자처럼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돌이키고 변화시키셔서 새롭게 하실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입니까? 오직 자기만 위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경향이 너무 강합니다. 다른 사람이 큰 병에 걸려서 극심한 고통을 당하는 것보다 자기 손가락이 살짝 베인 것이 더 아프게 느껴지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렇게 이기적인 우리가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고 새롭게 되며 변화될 수 있도록 때로는 어려움을 주기도 하십니다. 사실 문제는 다른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발견하여 변화되기를 원하셔서 어려움을 허락하십니다.
[나가는 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남자가 의사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선생님, 저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는데, 방귀를 너무 자주 뀐다는 겁니다. 그런데 냄새나 소리가 나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이 방에 들어온 뒤로도 수십 번은 방귀를 뀌었지만 냄새나 소리가 나지 않으니 모르셨을 겁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의 말을 들은 의사는 처방전을 내놓으며 말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겠습니다. 우선 이 약을 일주일 동안 복용하신 후에 다시 오십시오."
일주일이 지나서 다시 의사에게 찾아온 그 환자는 화를 내며 의사에게 따졌습니다.
“선생님, 도대체 무슨 약을 주신 겁니까? 처방해주신 약이 독한지, 그 약을 먹은 다음부터 제 방귀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계속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그러자 의사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경과가 아주 좋군요. 축농증이 많이 나으셨습니다. 자, 이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귀를 치료할 차례입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환경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께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바로 볼 수 있어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게 하시기 위해서 주님은 우리 삶에 때때로 어려움을 주기도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더 잘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이십니다. 목자는 결코 양 떼를 잘못된 곳으로 인도하지 않습니다. 목자는 양에게 위험이 닥칠 때 나 몰라라 하며 자기만 도망가지 않고, 양 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라도 맹수와 싸웁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시는 일입니다.
오늘 이 아름다운 곳에서 예배드리고 자연을 즐기며 창조주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기 바랍니다. 푸른 초장과 쉴 만한 물가를 보면서 양 떼를 이끄는 목자와 같이 우리를 좋은 곳으로 이끄시는 주님을 생각할 수 있기 바랍니다.
그래서 위험하고 힘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가게 되더라도, 목자로서 우리를 지켜주시는 주님을 의지하며 능히 이겨내고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6절) 하고 고백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