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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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럽은 한창 축구 열기로 인해 후끈 달아올라 있습니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Euro 2012)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 북중미에서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미국에서 축구의 인기가 많이 올라가 월드컵이나 유로대회를 생방송으로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시아 지역도 지난주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되어 거기에 진출한 10개국이 두 조로 나뉘어 열띤 경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금요일 카타르 원정으로 벌어진 첫 경기에서 4대1로 가볍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해서 한국 국가대표 팀의 경기는 거의 빠짐없이 보았고, 직접 나가서 축구도(물론 동네축구입니다만) 많이 했습니다. 미국에 와서도 대학 때 한인들끼리 축구시합을 하기도 했고, 또 신학교 때는 미국 친구들이 팀을 만들어서 YMCA 리그에 참가한 덕분에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 즐길 수 있었습니다.
풋볼이나 야구나 농구도 비슷하지만, 특히 축구에 있어 전통의 강호는 있어도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것을 봅니다. 무엇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그 전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축구의 변방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며 4강까지 올라간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함을 느낍니다.
당시 한국에게 패한 팀들 중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팀들은 강력한 우승후보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 팀에게 2002년에 패했던 이탈리아가 그 다음 대회인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우승을 차지했는데, 그 다음 2010년 대회 때는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자기 조의 최하위로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는 것입니다. 2006년 이탈리아에게 승부차기 끝에 아깝게 져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프랑스도, 2010년에 이탈리아와 똑같이 조 최하위로 예선 탈락을 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세계 축구계에서 변방 취급을 받는 팀들이 강호들을 꺾으며 돌풍을 일으킬 때는 참 흥미롭고 통쾌합니다. 아프리카 팀들도 유럽이나 남미의 강호들과 경기를 해서 이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약체라고 여겨지던 팀이 강호를 이길 때 그것은 결코 요행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2002년의 예에서 보듯이, 감독의 뛰어난 전술, 그리고 선수들의 엄청난 훈련과 연습이 어우러져 실력을 키운 결과입니다. 또한 강호라고 불리는 팀이 무기력하게 탈락할 때 그것도 우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훈련을 게을리 하거나 상대를 얕잡아보고 방심하다가 패하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자기들끼리 분열이 일어나거나 불화가 생길 때에도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는 것을 봅니다.
축구를 보면서 종종 감탄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저렇게도 크리스천의 영적 생활과 비슷할까!' 아무리 믿음이 좋다고 해도, 하루 이틀 기도와 말씀에 소홀하게 되면 영적으로 약해집니다. 아무리 교회를 오래 다녔어도, 예배에 몇 번만 빠지면 무기력해집니다. 아무리 성경 지식이 많고 왕년에 신앙생활을 잘했더라도, 지금 형제자매를 사랑으로 섬기지 않고 오히려 미워하며 분열하면 무너지고 맙니다.
반면에, 아무리 신앙 경력이 짧고 성경을 많이 모른다 해도, 현재 기도와 말씀에 충실한 삶을 산다면 영적으로 강력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더라도, 주님 앞에 최선을 드리는 예배로 늘 나아간다면, 성령 충만하여 주님의 능력이 생생하게 나타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마 19:30)는 예수님의 말씀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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