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7일 주일예배

✦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 마가복음 27 ✦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마가복음 8장 1-10절)

 

1.   나의 연민지수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IQ(Intelligence Quotient) 검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사람이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아보는 기준으로 IQ(지능지수)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21세기에 성공하기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은 IQ가 아니라 EQ(Emotional Quotient, 감성지수)입니다.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머리만 좋으면 안 되고, 감성이 발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삶>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 중에 이런 것이 나옵니다. 아동교육학자들에 의하면, 21세기의 리더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 두 가지가 있는데, 그 두 가지는 감성과 섬김이라고 합니다. 21세기는 정보의 시대라서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기 때문에,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정보를 가지고만 있는 사람은 별 역할을 못합니다. 정보를 많이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성공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감성과 섬김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감성이 중요한데, 감성을 죽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뭔지 아십니까? 바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사주는 게임기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같은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아이들의 감성을 죽입니다. 또 과도한 과외공부가 감성을 죽입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회는 아이들의 감성을 죽이기에 아주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참 걱정됩니다. 미국에 사는 우리도 요즘 시대에 스마트폰을 너무 일찍 주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그런 것을 가지고 놀면 머리가 계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일 뿐 아니라 21세기 리더의 조건인 감성이 죽어버립니다.

 

또 다른 중요한 것이 ‘섬김’인데, 아이중심으로 가정생활을 하면 이기적인 아이가 됩니다. 그러면 남을 섬길 줄 모르고, 자기 밖에 모르고, 참을성도 없어지고, 결국 관계에서 아주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버드 MBA 출신을 꺼려하는 회사들이 많은 이유가 그것이라고 신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혼자만 잘났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패합니다. 머리가 그렇게 좋아도 실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EQ와 동시에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바로 RQ(Relational Quotient, 관계지수)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머리가 좋고 뛰어나도 자기 혼자 잘난 독불장군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으며 섬길 때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CQ라고 들어보셨습니까? Compassion Quotient, 즉 ‘연민지수’를 말합니다. 이것은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을 볼 때 얼마나 불쌍히 여기는지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우리 각자 세상을 향해서 긍휼히(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수치로 표현해보면 자신의 연민지수가 얼마나 될 것 같으십니까? 그다지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칩니다. 직장이나 사업체나 그로서리에서나 또 운전하다가 다른 많은 운전자들을 봅니다. 그런데 그들 중 상당수가 지금 지옥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너무 바빠서 그렇습니다.

 

저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많이 접하지도 않지만, 길에 나가거나 상점에 가서 사람들을 보더라도 별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바쁘니까 저 사람이 지옥에 가는지 천국에 가는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바쁘니까, 이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지금 이 순간도 영원한 멸망을 향해 가고 있는지 거의 생각도 안 하며 삽니다.

 

바로 그제와 어제, 일본 큐슈 지방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또 그 여파인지 남미의 에콰도르에서도 큰 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 죽은 사람들 중에서 영원한 죽음의 길로 간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셨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바쁘다고 하면서도, 사실 자기가 좋아하는 건 다 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좋아하는 골프를 치거나 운동을 합니다.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시간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볼 시간은 ‘있지 말입니다’. 요즘 인기를 끈 어느 드라마에 나오는 이 말투가 유행어가 되었다고 하지 말입니다. ^^

그래서 이 시대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주로 이런 것들입니다. 'I, me, my, mine...' 주로 ‘내 인생, 내 가족, 내 아이, 내 성공, 내 돈, 내 집, 내 차’ 등등 전부 ‘나’가 중심입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영원한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데도, 천국을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끌려고 하지, 멸망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너무나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이것에 대해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새들백교회(Saddleback Church) 릭 워렌(Rick Warren) 목사님은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전도하지 않는 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당신은 지옥에나 가시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자신의 연민지수를 늘 의식적으로 체크하며 다른 사람들을 향한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것이 주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2.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님

 

사실 우리 예수님은 완벽한 점수의 CQ를 가진 분이셨습니다. 사람들을 위해 늘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시며 말씀을 전하시고 병자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기 때문입니다.

 

“그 무렵에 또 큰 무리가 있어 먹을 것이 없는지라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그들이 나와 함께 있은 지 이미 사흘이 지났으나 먹을 것이 없도다. 만일 내가 그들을 굶겨 집으로 보내면 길에서 기진하리라 그 중에는 멀리서 온 사람들도 있느니라” (1-3절)

 

여기서 예수님의 연민의 마음,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 무렵에 또 큰 무리가 있어”(1)라는 말씀을 보면, 이런 일이 이전에도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번 살펴봤던 것처럼, 6장에 보면(30-44절) ‘오병이어’의 기적 사건이 나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남자만 오천 명을 먹이신 사건입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예수님은 수많은 무리를 먹여주셨습니다.

 

그 무리 가운데는 예수님이 병을 고치시는 것이 신기하여 구경 온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또 조금씩 예수님의 말씀에 은혜를 받고 말씀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돈이 없거나, 며칠씩 있을 줄 모르고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서 굶으며 말씀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처음에는 뭔가 얻는 게 있기 때문에 예수님을 따라온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자꾸 예수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까 조금씩 말씀에 빨려 들게 되었습니다. 나중엔 음식을 먹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계속 남아 예수님의 말씀만 들었습니다. 그들은 당장 굶어서 배가 고프고, 심지어 집에 가는 도중에 쓰러져 죽을 수도 있는데 예수님의 말씀을 놓치기 싫어서 굶어 가면서까지 말씀을 들은 사람들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 중 하나라 바로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의 맛을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은 지 오래 되었어도 하나님의 말씀의 맛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의 돈맛을 알고, 권력의 맛을 알고, 인기의 맛을 알지만, 하나님의 말씀의 맛은 알지 못합니다. 음식 맛을 모르는 경우를 ‘미맹’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런 것이 ‘영적 미맹’입니다. 미맹은 맛을 다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맛을 못 느낍니다.

 

음식은 꼭 먹고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즐거움을 위해 먹을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가끔 금식을 해보면, 먹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을 느낍니다. 먹는 것은 즐거운 것인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아무 맛도 못 느낀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런데 우리가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미맹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수요예배도 나오고 새벽에도 나오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왜 다른 사람들이 말씀을 들으면서 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듣는지, 왜 그렇게 행복해 하는지, 왜 어떤 때는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듣는지, 왜 가슴을 치며 회개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그저 늘 답답하고 무미건조한 신앙생활을 유지할 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말씀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가 있습니다. 시편 기자가 고백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꿀보다 달고 송이꿀보다 더 달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너무나 달고 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말씀이 그렇게 달게 느껴진 적이 있으십니까? 그렇다면 영적 미맹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은 오래 했는데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면, 그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주님을 향한 사랑이 없이, 말씀을 향한 사모함 없이, 그냥 나와야 하니까 나오고, 벌 안 받기 위해 믿는 것이 되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일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마귀의 시험을 받으셨을 때 신명기의 말씀을 인용하며 물리치셨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 4:4) 하고 말씀하셨는데,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먼저, 예수님이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2). 여기서 ‘불쌍히 여긴다’는 말은 단순한 관심 이상입니다. 그냥 쳐다보면서 ‘안 됐구나’ 하고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셔서 그들의 형편을 보시며 마음이 아프신 것입니다. 그들의 어려움이 자신의 어려움으로 느껴져 아프게 느껴지셨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냥 관심으로만 끝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단순한 관심 정도가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시며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복을 가장 많이 받는 비결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여서 그분의 말씀을 전심으로 사모하는 것입니다. 체험이나 봉사나 지식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할 때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늘 본문의 무리는 굶으면서까지 예수님의 말씀을 사모하여 따라왔기 때문에 주님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사랑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그분의 말씀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만이 그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도 그것을 모릅니다.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은 사울이고 두 번째가 다윗인데,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의 맛을 알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과 복을 받았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권력의 맛보다, 쾌락의 맛보다, 말씀의 맛을 더 사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니 헛되고 헛되다’라고 하면서 하나님을 잘 섬기라고 결론을 맺는데, 하나님의 말씀의 맛보다 권력의 맛이나 인기의 맛이나 이방 여인이 주는 사랑의 맛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타락했던 것입니다.

 

사울과 다윗을 왕으로 세웠던 사무엘 선지자는 제사장들이 타락한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의 맛을 알았기 때문에 위대한 선지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무엘은 사울에게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유명한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사무엘에게 하나님은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삼상 2:30) 하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것들이 많습니다. 실제 음식을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말씀의 맛을 알게 되면 그 모든 것들은 다 시시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니 그렇게 굶어가면서까지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따라온 것입니다.

 

 

3.   칠병이어의 기적

 

예수님은 말씀을 들으러 따라온 사람들의 사정을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들에게 먹을 것이 없고, 어떤 사람은 굶주리고 있고, 어떤 사람은 가다가 쓰러질 정도로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염려합니다.

 

“제자들이 대답하되 이 광야 어디서 떡을 얻어 이 사람들로 배부르게 할 수 있으리이까. 예수께서 물으시되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느냐 이르되 일곱이로소이다 하거늘” (4-5절)

 

제자들은 먼저 걱정부터 하고 있습니다. “이 광야 어디서 떡을 얻어 이 사람들을 배부르게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사람들은 “예수를 따라와도 별 볼 일 없네.”라고 하며 화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염려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전에도 굶주린 무리를 먹이신 적이 있었습니다. 조금 전 언급했던 것처럼, 6장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 제자들은 바로 얼마 전 그런 기적을 체험하고서도, 그 일과 지금의 상황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걱정을 합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능력이지, 자신들의 능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이 직접 떡과 물고기를 나누어주었지만, 비슷한 상황이 또 일어났을 때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걱정부터 합니다.

 

그때 예수님이 물으십니다. “너희에게 떡 몇 개나 있느냐?” 예수님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묻지 않으십니다. 우리에게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 일하게 하지 않으십니다. 몇 개 있느냐고 하시니까 일곱 개가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무엇을 하십니까?

 

“예수께서 무리를 명하여 땅에 앉게 하시고 떡 일곱 개를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나누어 주게 하시니 제자들이 무리에게 나누어 주더라. 또 작은 생선 두어 마리가 있는지라 이에 축복하시고 명하사 이것도 나누어 주게 하시니” (6-7절)

 

예수님은 사람들을 땅에 무리지어 앉게 하시고, 떡 일곱 개를 가지고 축사하십니다. 사실 이 일곱 개라는 것은 아주 적은 양입니다. 전에 떡 5개로 남자만 5천 명을 먹이셨는데, 여기서는 떡 7개로 남자만 4천 명을 먹이십니다. 5개냐 7개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둘 다 적은 양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주님의 손에 들리기만 한다면, 떡 일곱 개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입니다. 주님께서 그것으로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실지 아무도 모릅니다.

 

요한복음에 보면 떡 5개를 구해 온 안드레가 예수님께 “구해 오라고 하셔서 구해 오긴 했지만, 요까짓 것 갖고 뭘 하겠습니까?” 하는 투로 말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적은 것이라도 주님의 손에 들리기만 하면 엄청난 것이 될 수가 있습니다. 떡을 가지고도 위대한 일을 하셨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서는 얼마나 더 위대한 일을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적은 떡 일곱 개라도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이 행하신 두 기적을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 떡 5개 + 물고기 2마리 = 남자만 5천 명 = 남은 것이 12 광주리 ]

[ 떡 7개 + 물고기 2마리 = 남자만 4천 명 = 남은 것이 7 광주리 ]

 

왜 더 많은 떡을 가지고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을 먹이셨고 더 적게 남았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그런 게 아닙니다. 숫자는 다 비슷합니다. 여기서 말씀하는 것은,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몇 번이고 기적을 계속해서 행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자신에게 힘이 없고 능력이 없고 가진 게 없다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세에게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는 가만히 서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면 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번에는 떡 일곱 개를 놓고 먼저 기도하시고 먹이셨다는 사실입니다. 5병2어 때는 떡과 물고기를 같이 놓고 축사하신 뒤 먹이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떡만 있을 때 축사하시고 먹이신 다음에 생선 두어 마리가 있는 것을 보시고 나서 또 축복하시고 나누어주셨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기적을 계속해서 행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계속해서 기적을 베푸신다는 사실입니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 일곱 광주리를 거두었으며, 사람은 약 사천 명이었더라 예수께서 그들을 흩어 보내시고” (8-9절)

 

이번에는 남자만 사천 명이 먹고 부스러기로 일곱 광주리를 거두었습니다. 이것을 어떤 공식으로 자꾸 집어넣어서는 안 됩니다. 떡이 더 많았으니까 더 많은 사람들을 먹였어야 하는데 더 적었고, 부스러기도 더 많았어야 하는데 더 적게 거두었다고 하면, 억지로 공식에 집어넣는 게 됩니다. 주님의 공식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데 거기에 우리의 믿음이 더해질 때 주님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어떤 공식에 집어넣으려고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기적을 행하지도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기적은 무궁무진하십니다. 한계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기적을 한 번만이 아니라 몇 번씩이라도 얼마든지 일으키며 우리를 도우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서라면 날씨도 바꿀 수 있는 분이십니다.

 

“곧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사 달마누다 지방으로 가시니라” (10절)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신 후에는 언제나 그곳을 빨리 떠나 다른 곳으로 가십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기적에만 푹 빠져서 도취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굶주린 무리에게 한 끼의 식사만 제공해주셨지 계속해서 주신 것이 아닙니다. 한 끼를 먹어주셨지, 직장을 구해주신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기적의 떡을 먹고 배부른 다음에는 예수님이 직장 문제까지 해결해주시기를 기대했을지 모릅니다. 하나 해주면 그 다음 또 해주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것을 표적으로, 하나의 표시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누구든지 굶주릴 정도로 하나님을 사랑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따라올 때, 하나님께서 먹을 것을 책임져주신다는 약속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해주신다’는 것,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단 한 끼 분의 음식이지만 ‘아,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나아가면 이런 식으로 채워주시는 것을 체험하게 되겠구나.’ 하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나아가게 해주신 것입니다.

 

 

[나가는 말]

 

우리 주님은 우리를 늘 불쌍히 여겨주십니다. 그래서 사랑을 베풀어주십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제대로 안 해도 잘 살고 있는 게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주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죄를 짓게 되었을 때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면서도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납니다. 그러면 ‘이거 봐라? 괜찮네.’ 하면서 또 죄를 짓습니다. 그래도 별 일이 안 일어나니까 죄를 지어도 괜찮을 줄 알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닙니다. 죄를 지어도 하나님이 벌을 안 주신다거나 벌을 줄 능력이 안 되셔서 그런 게 아니라, 기다려주고 계신 것입니다. 빨리 마음을 돌이켜 회개하도록 시간을 주며 기다리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무 일 없다고 계속 죄 지을 게 아니라 빨리 회개하고 돌아와야 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그 사랑을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는 길이 바로 말씀을 붙드는 삶입니다. “내가 이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그 무리가 어떻게 주님의 기적을 체험했습니까? 주님의 말씀을 사모하여 그 자리까지 굶어가며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주님을 따르는 자에게 주님은 계속해서 기적을 베풀어주십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말씀을 날마다 사모하여 읽고 묵상함으로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하나님의 뜻 가운데 승리하는 삶을 날마다 살아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셨네!’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