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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목사님 그리고 장로님들, 사랑하는 성도님들, 모두 다 주 안에서 평안 하신지요. 금년 겨울은 얼마나 추우며 또 눈은 얼마나 내렸는지요. 이곳은 매일 38~39(화씨 100~102)도를 오르내리며 강렬한 열기를 내뿜더니 얼마 전부터 우기철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많이 떨어져, 지내기엔 아무 불편함이 없습니다.
평년에 비해 약 한 달 정도쯤 늦게 시작된 비로 많은 사람들이 씨를 못 심어 애타게 비를 기다렸지만,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로서, 비록 약간 늦은 감은 있지만 충분한 비를 내려주셔서 모든 사람들이 옥수수 씨앗을 무사히 파종을 마치고 이제 무럭무럭 잘 자라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엊그제 금요일엔 이곳(말라위) 교도소 수련학교를 무사히 마친 201명의 새 교도관 임관식이 있었습니다. 그 전날 이곳 교도소 소장님으로부터 차량 수송에 관한 협조요청으로 금요일 새벽 일찍(6시경) 차량 2대에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이곳을 출발했습니다. 여기는 차가 귀하기 때문에 특별한 행사나 긴급한 환자가 생길 때는 모두 저희 사역지 차량으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 대는 12인승 밴으로 상태가 양호한 편(자동 기어)이나, 한 대는 1톤 픽업트럭으로 상당히 낡은 차량(수동 기어)입니다.
처음 출발할 땐 제가 12인승 밴에 타고 화물 트럭은 저희와 함께 사역하는 현지인 사역자가 운전을 하면서 출발했습니다. 여기서 졸업을 하는 학교까지는 약 1시간 10분 정도 걸리며 50~60km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그런데 1톤 픽업트럭을 운전하는 사람은 운전 경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처음 여기 올 때 그 사람이 면허증은 가지고 있었지만 차가 귀하다 보니까 운전 경험이 전혀 없어서 제가 같이 다니면서 운전을 가르쳤습니다. 학교에 급식용 식량을 배달해야 되니까요.
길은 좀 협소하고 비포장 길이지만, 차가 거의 없고 저희 사역지 근처에 있는 학교들은 그 동안 배달을 하는데 아무 문제없이 잘했는데, 그날은 말라위에서 제일 크고 복잡한 도시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가는 도중 차를 세워서 비교적 운전하기가 쉽고(자동 기어) 상태도 좋은 밴을 그에게 주고 제가 트럭을 몰았습니다. 너무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나를 따라오라고 단단히 주의도 주었습니다.
시내를 통과하면서 신호등 있는 곳을 나는 무사히 통과했는데 밴이 뒤따라 오지 않아 앞에서 잠시 그가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도 보이지 않아(그곳이 하필 상당히 가파르고 또 모서리를 돌아야 하는 난 코스임)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보니 우리 차량이 사람을 받았다는 겁니다.
한쪽 켠에 차를 세워두고 모두 뛰어 갔는데, 이미 소장을 비롯한 모든 탑승자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소장님이 저를 보더니 "약간의 사고가 있었다. 우리는 행사장으로 트럭을 타고 갈 테니까 병원으로 후송을 좀 시켜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탑승자가 1톤 트럭으로 옮겨 타고 교도관 중 1명(이 사람도 운전 경력이 많지 않음)이 운전을 하여 가고, 저는 다른 교도관 1명과 운전자, 환자, 환자 친구 한 사람 등 4명을 태우고 한국에서 하던 운전실력(난폭운전)을 발휘하여 긴급히 병원 응급실로 입원을 시켰습니다.
머리를 다쳤다는데 당시엔 의식이 전혀 없었고요, 처음 운전을 한 사역자도 심리 상태가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 안정을 시키고 일단 경찰서로 가서 신고를 했습니다. 2명의 경찰관을 태우고 다시 병원으로 갔는데 한참 있다가 나온 경찰관이 저를 보고 하는 말이 "지금 상당히 위험한 상태다. 말을 시켜보려고 했는데 전혀 의식이 없다."고 했습니다.
뒤에 안 사실이지만, 사고 당시 바로 옆에 전화공사 중 맨홀을 팠는데 그곳에 우기철이라 물이 상당히 고여 있고 또 상당히 깊었는데(자기 말로 한 3~4m 정도) 그곳에 이 사람이 머리가 부딪친 후 빠졌다는 겁니다. 구멍도 아주 좁고 일부러 빠지려고 해도 어려울 것 같은데 그곳에 하필 빠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얼마 만에 끌어올렸나?"고 물었더니 2~3분 걸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즉시 내려서 10초내지 20초 만에 끌어내지 왜 2~3분이나 지체했느냐?"고 했더니, 너무 깊고 또 물도 많아 주춤거렸다는 겁니다.
그러면 머리도 부딪쳤거니와 물도 좀 먹었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어쨌든 아주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운전대에 머리를 숙이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런 후 다음 날 아침 연락이 왔는데, 환자가 의식이 깨어나고 말도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또 오후에 다시 연락이 왔는데 말은 하지만 무슨 말도 안 되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겁니다.
현재 이곳 김용진 선교사님께선 안식년이라 미국 본가에 계시고 저 혼자 있습니다. 일단 소식을 알리고 전화로 얘기를 좀 주고받았지만, 그렇다고 당장 이곳으로 달려올 수도 없으시고 저로선 환자가 온전해지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누구도 그 환자의 상태를 100% 온전히 알 수는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 성도님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말라위에서 박명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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