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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삷 공부를 끝내고
이재혁
우리 교회에는 다양한 종류의 삶 공부가 있는데 내게 가장 끌리는 삷 공부 중의 하나는 “부부의 삶”과 “부모의 삶”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삶 공부들도 저에게 절실히 요구된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 두 개의 삶 공부는 왠지 내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삶 공부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시작 전에도 목사님께 말씀드렸지만, 이 두 개의 삷 공부가 시작되면 난 분명히 1기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1기생이 되었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모두 똑같아서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 어디 있겠습니까만, 아이들이 점점 우리 부모의 키를 훌쩍 넘어버리고 사춘기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맞먹는 사랑과 소림사 수도승(?)을 능가하는 인내의 정신이 먼저 수반되어야 하였기에, 나에게는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이 요구되었습니다.
“부모의 삶”을 수강하려고 할 무렵, 미약한 갈등이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집사람은 같은 시기에 다른 삶 공부(“새로운 삶”)를 듣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삶” 공부를 약 2년 전쯤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공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부부가 같이 듣는 것이 아이들에 효과적이란 목사님의 말씀에 집사람과 같이 듣고 싶었으나, 제가 매주 화요일에 듣는 “부모의 삶” 공부로 아이들에게 예습을 시키면, 와이프는 다시 목요일에 “새로운 삶” 공부로 가족 전체를 복습시킬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1월 31일 대망의 첫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부모의 삶”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올바르게 하나님의 자녀로 키울 수 있을까 부터 고민을 했었습니다. 나 자신을 바꾸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갈등 없이 아이들을 우리 부모에게 맞출 수 있는지를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들의 교육은 아이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이고, 아이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음을 이해하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기분에 따라 아이들을 몰아칠 때도 있었고, 아이들을 이해해주기보다는 원칙이라는 틀 안에서 인정 사정 없이 심한 말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아이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이 들어 참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아침 기상시간은 서로의 얼굴을 불그락 거리며 씩씩 거리기 일쑤였고, 가끔 서로가 큰소리로 언쟁을 할 때면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행하고 기도하기보다는 그저 아이가 우리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속상함에 마음만 아파했었습니다. 그러나 매주 삶 공부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런 아이들의 몸부림은 수동적 반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행동들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원하는 몸부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수업 과정은 아이들의 성장, 기질 및 나이별 성장과정, 양심의 발달, DISC 심리테스트, 성교육 및 어린이 스트레스 등의 주제로, 매주 과제별 수업이 진행되고 수업 중간 중간에 연령별 그룹토의가 매주 2~3회로 진행되어, 사실 말이 “부모의 삶”이지 거의 ‘아동심리학’을 방불케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매주 알지 못했던 것을 배우는 기쁨에, 역대 13주 삶 공부 중 가장 지루하지 않았던(?) 공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리라고는 장담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삶”을 시작하면서 제가 달라진 점은, 일주일에 한번, 정확히 주일 저녁에 가정예배를 시작한 점입니다. 가정예배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서로 각자 자기를 돌아보고 자발적으로 자기가 룰을 정하여 자기의 문제점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잘한 점은 칭찬과 격려로 아이들도 즐기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아이들은 부모의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가르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거울은 부모다”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주 한 주가 지나면서 아이들도 노력하는 나의 모습을 알고 있는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사랑의 저장고에 서로의 크레딧을 쌓아두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마땅히 걸어야 할 그 길을 아이에게 가르쳐라. 그러면 늙어서도 그 길을 떠나지 않는다.”라는 잠언 22장 6절 말씀처럼, 공부를 하면서 이 말씀을 항상 기억하며 아이들을 대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가끔은 이 말씀을 생각하기도 전에 “또 뭔데? 왜 그러는데?”를 먼저 말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칭찬’과 함께 살면 ‘감사’를 배우고, ‘인정’받으면 스스로 ‘사랑함’을 배운다는 수업시간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이 감사와 사랑을 배우며 자랄 수 있도록 우리 부모의 역할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매주 3개의 삶 공부를 진행하면서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끄떡없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주시는 슈퍼맨 같은 이준원 목사님에게도 감사를 드리며, 지난 13주 동안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다 함께 자랄 수 있도록 같이 공부한 동기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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