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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 간증
임 경 순
저는 미국에 온지 3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처음에 올 때는 긴장감과 설렘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새 출발, 새 살림에 정신이 없었고, 열심히 일도 하다 보니 1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아들은 군대 해결이 안 돼서 군 복무 마치고 다시 오기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공항에서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가슴 아파 많이 울었지만, 지금은 벌써 제대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아들을 군대 보낸 후 가슴에 허전함과 더불어 우울한 생활이 계속되며 삶이 재미가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낀 것 같습니다. “50년 동안 살면서 이렇게 보람 없고 재미없는 삶은 처음이야.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되는데?”라고 옆에 있는 남편한테 불평하고 따져 봐도 마음은 풀리지 않고 더욱 가라앉는 느낌이었습니다.
불만이 가득한 가슴을 안고 살다보니 말 한마디도 곱게 나올 리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항상 쉬는 날은 집에서 잠자는 것을 최고로 생각하는데 저는 정반대였으니 날이 갈수록 부딪쳐 싸우기는 다반사였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다가는 안 되겠다, 교회라도 나가자.”라고 하자, 남편은 “그래 교회 나가! 근데 나보고는 가자고 하지 마. 내가 데려다는 줄게.”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왜 혼자 나가? 혼자 사는 사람도 아닌데!” 그러면서 몇 개월이 또 지났습니다.
이곳저곳 일을 다니다 보니 한인 교회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나름대로 교회 물색을 한 거죠. “콜럼버스 한인장로교회”, 이 교회 앞길로도 자꾸 지나면서 “여기도 괜찮네. 집에서도 가깝고 걸어서도 갈 수 있겠는 걸. 괜찮지? 응?” 제 말에 대해 남편은 “.....?!!”
그 후로도 교회 앞을 몇 번 지나치고 몇 달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친구가 남편에게 “야, 너 이기환 씨 알지?” “응, 알지.” “그분이 너 얘기하니까 반가워하시더라.” 그렇게 장로님과 연락이 되고 그 후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습니다. 사람 사귀기를 싫어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던 남편은 서서히 가슴을 여는 것 같았습니다.
친분이 쌓이고 신뢰가 생기자 장로님은 그때부터 본업에 들어가셨습니다. “우리 같이 신앙생활 하자~!” 남편은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형! 제발 나한테 그런 소리는 하지 마. 집사람은 내가 보내지. 하도 외로워하니까.” 저 역시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고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장로님은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살살 달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몇 주가 지났을까, 또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웬 일로, “알았어요. 그만 해요. 내일 나갈게. 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또 얘기하면 안 나가~!!” 저는 그 날도 귀찮아서 그랬으려니 하고 반신반의하며 아침에 눈치만 살폈습니다. 그랬더니 귀찮은 표정으로 “준비해! 교회 가게. 에이 참~!!” 엥?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쩜 이렇게 쉽게 무너지지???
속으로는 좋기도 하고 조금은 걱정도 되었지만, 암튼 나가보자. 같이 교회 간다는 게 지금껏 한 번도 못해본 일이기에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내가 절실히 원했던 교회라서인지, 아니면 같이 있어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좋은 기분으로 나가다보니 목사님 설교도, 찬송도 귀에 쏙쏙 들어오고 즐거웠습니다. 무슨 일이든 마음이 어느 정도 열려 있을 때, 그때가 중요함을 알았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장사하면서 교회에 억지로 나간 적이 있었지만, 설교시간은 잠을 부르는 수면제 역할을 톡톡히 했고, 장로님의 미소에 대해서는 ‘진실일까, 가식일까?’라고 의심도 되고, 한 달에 두 번 쉬는 날은 교회에 안 나가니까 얼마나 좋던지. 교회가 부담스럽고 싫어서 빨리 장사를 접고 싶을 정도로 교회가 싫었었는데....
지금은 그때의 부정적인 생각과 다르게 마음도 새롭고 그 무겁던 가슴도 이제 상쾌해져서, 아주 편하고 모두가 천사 같고 그냥 마음이 즐겁습니다. 마음이 넓어진 것 같은 이 기분은 주님을 영접했기 때문이겠지요. 앞으로는 신앙생활에 더욱 한 발짝씩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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