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편지
지난 안식월 기간 중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교회의 위기를 목격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수년 전부터 침체에 들어가고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성도들이 편안한 신앙생활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이곳에 돌아온 후에도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편안한 신앙생활의 위험성입니다. 그런데 마침 아틀란타한인침례교회의 김재정 목사님께서 이 점에 대해 글을 쓰신 것을 보게 되어, 여기에 그 내용을 정리해서 싣습니다.
**************************************************************************************************
지난주에 한 형제가 금식을 하는데, 자고 일어나 2시간만 안 먹고 지나가면 되기 때문에 편하게 하려고 결정했던 아침 금식, 그리고 새벽기도를 하라는 권면을 받고 편하게 쉬는 날인 수요일에만 하려고 했던 새벽기도에 대해, '이것이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기도일까?' 하는 물음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래는 편하게 하려던 아침 금식 대신에 저녁 금식을 작정하게 되었고, 또 쉬는 날 하루만 나와서 새벽기도를 하기보다는 매일 새벽에 나와서 기도하기로 작정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적당히 편하게 하지 않고 희생을 치르며 하기로 결정한 그 형제의 모습이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미국 안에 있는 알려진 큰 미국 교회들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출석을 합니다. 좋은 시설에 다양한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고 그런 혜택을 누리면서도 헌신의 요구를 받지 않으니까 부담 없이 교회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교회생활이 성인들뿐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섬김과 희생보다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신앙 태도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 시대 신앙의 가장 큰 적은 '소비자적인 신앙'입니다. 자신의 필요나 유익을 위해서 교회에 나오는 소비자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이나 자녀의 필요가 채워지고 유익이 되면 교회에 남아 있지만, 필요가 채워지지 않으면 필요를 채워주는 곳으로 언제든지 교회를 옮깁니다. 참된 신앙생활에는 희생이 있어야 하는데, 희생을 치르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소비자적인 신앙에는 교회와 목회자의 책임도 있습니다. 비신자를 예수님 믿게 해서 영혼 구원하는 제자의 삶을 살도록 한 사람 한 사람을 신앙으로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는, 말씀과 기도와 섬김의 훈련을 받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바쁘고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사명을 요구하면 싫어하고, 부담을 주면 교회를 떠날 것을 염려해서, 헌신이나 희생을 요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와 같이 영혼 구원을 말하고, 새벽기도와 금식기도와 말씀을 순종하며 살 것을 요구하고, 매주 목장 모임을 모이는 일들이 부담이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 영혼을 사랑하는 삶을 살고, 말씀 앞에서 자신의 내면과 씨름하고, 회개와 구체적인 순종을 하고, 기도의 자리에 헌신하고, 다른 사람들을 기도와 사랑으로 섬길 때에 비로소 신앙생활의 참된 만족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면서 예수님의 제자로 세워지게 됩니다.
교회가 한 사람, 한 사람 전도하는 일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 일입니다. 숫자적인 부흥이 더디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하고 섬기고 전도하는 희생을 치를 때에 교회는 참된 교회가 되어 집니다.
그러므로 편안하고 부담 없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신앙생활을 하는 길이고 참된 교회가 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