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모바일 시대입니다. 몇 년 전 컴퓨터, 전화기, 워크맨, 전자수첩(PDA)을 하나의 기기에 다 모아놓은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이제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컴퓨터(Tablet PC)도 대중화되어 웬만한 사람은 다 가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어린아이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비디오를 보는 것 역시 이제는 아주 흔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이 주는 부작용이 심각합니다. 21세기에는 감성지수가 높고 창조적인 인물들이 필요한 시대인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어린 나이에 접하게 되면 감성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교육학자들의 공통된 연구결과입니다.

요즘은 교회 예배나 성경공부 때에도 성경책 대신에 스마트폰의 성경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필요할 때 종종 사용하지만, 스마트폰의 기능은 참 편리합니다. 두꺼운 성경책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성경을 찾을 때도 힘들게 이리저리 뒤적이며 헤맬 것 없이, 그냥 한두 번 옆으로 밀거나 툭 누르면 그대로 본문이 뜨니 얼마나 편합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에서는 예배 시간과 삶 공부 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고 성경책으로 읽을 것을 요청합니다.

먼저, 우리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전화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이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찾아 누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머리를 쓸 일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갑자기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가 필요한 경우 기억이 전혀 안 나거나, 심지어 자기 전화번호조차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기는 스마트한데, 우리는 점점 더 스마트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성경책 대신 스마트폰 성경 앱을 사용하면, 필요한 부분만 눌러서 찾으면 되기 때문에 성경 지식이 점점 퇴보합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성경책을 점점 멀리하게 되어, 결국 성경책을 아예 안 들고 다니게 되고, 성경책을 사지도 않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성경을 읽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스마트폰으로 성경구절을 찾아 읽는 것은 가능하지만, 작은 전화기로 성경을 매일 꾸준히 읽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전화기로 성경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메일이 오거나 메시지나 속보가 뜨게 되면(게다가 소리까지 나게 되면) 그리로 눈이 가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예배나 성경공부 때 순간적으로 딴 짓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예배 중에 스마트폰으로 다른 것을 보는 경우가 종종 발견됩니다.

신앙생활을 새로 시작하는 분들 입장에서 기존 성도님들이 예배 중에 전화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비록 그것이 성경을 읽는 것이라고 해도 오해를 사기가 쉽고, 그분들이 바른 예배의 태도를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이 어른들의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어릴 때부터 성경을 가볍게 여기는 습관이 생기게 되어 그들의 신앙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전화기를 내려놓지 못한 채 계속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다가, 뭔가가 오면 바로 체크를 합니다. 그것은 일종의 중독 증세입니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 중독과 싸워야 합니다.

교회의 전통 중에서 시대에 안 맞는 것들도 있지만, 성경책을 읽는 것은 우리가 간직할 아름다운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예배 때와 삶 공부 때만큼은 성경책을 꼭 가지고 다니고, 그 시간에 전화기를 꺼내지 않기를 제안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