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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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여, 저희들 모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계속 도와주십시오. 저의 눈병도 도와주십시오. 우리 아들 착한 색시 만나서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모든 말씀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웃음이 필요합니다. 오늘 필요합니다. 주님의 도움으로 힘든 순간을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언제든지 찾으면 뵐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릴 뿐입니다."
"예수님을 믿어라. 열심히 믿어라. 매일 믿어라. 진심으로 믿어라. 기적을 믿지 말고 예수님을 진심으로 믿어라."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예수님, 제 마음에 평강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예수님, 제 마음에 평강을 주세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예수님, 제 마음에 평강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제 마음에 평강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 글들을 보실 때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이것은 지난 3월 3일에 88세를 일기로 주님 품에 안기신 이영득 교우님께서 남기신 글들입니다. 부인께서 유품을 정리하시던 중 그 동안 못 보던 쪽지들을 침대에서, 책상에서, 또 소파에서 발견하셨는데, 그 메모지들에 적혀 있던 글들이 바로 위의 내용입니다.
이영득 아버님은 몇 년 전 넘어져 머리를 다치신 영향으로 마지막에는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그런데 정신이 온전하신 동안 이렇게 간절한 기도를 쪽지에 적으셔서 이곳저곳에 놓아 두셨던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놀랍고도 확실한 믿음의 증거이기에, 이 글들을 본 순간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느 순서로 이 기도문들을 적으셨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 글들을 읽으면서 어떤 흐름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감사기도와 더불어 눈병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셨고, 동시에 아직 독신으로 지내는 큰아드님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주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그런데 몸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 가는 것을 보시며 마음이 많이 힘드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웃음이 필요하다고 간구하며 주님을 간절히 의지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믿을 대상은 기적이 아니라 예수님이라는 신앙의 본질을 선포하시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예수님을 믿어라. 열심히 믿어라. 매일 믿어라. 진심으로 믿어라. 기적을 믿지 말고 예수님을 진심으로 믿어라." 이것을 몇 번씩 다시 읽어보아도 매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 후에도 주님께 평강을 구하는 기도를 반복해서 드리셨는데, 평강을 주시기를 기도하시며 밑줄까지 치신 것을 보고 마음이 찡했습니다. 그렇게 평강을 구하는 기도가 적힌 메모지 한 장에는, 따로 포스트잇(Post-it)을 작게 자른 종이에 "예수님 이름으로 물러가라" 하고 써서 붙여 놓기도 하셨습니다.
이영득 아버님께서 생전에 이렇게 구체적으로 믿음을 표현하신 것을 듣지 못했기에 영적으로 어떠하셨는지 잘 몰랐었는데, 이처럼 주님을 향한 믿음으로 간절히 기도하신 글들을 통해 신실한 믿음으로 사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믿음의 유산입니다. 우리가 말로도 믿음을 표현해야겠지만, 특히 이렇게 글로 남겨 놓으면 남은 가족들과 후손들이 두고두고 간직하며 기억할 수 있는,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소중한 믿음의 유산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