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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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휴스턴서울교회를 담임하시는 이수관 목사님이 "술 마시지 맙시다"라는 목회자 칼럼을 쓰신 것을 보았습니다. 목사가 되기 전에 한국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셨던 분이라 그런지, 술에 대해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저는 크리스천이 술을 입에 대기만 해도 죄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술에 대해 성경적으로 분명한 입장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므로, 여기에 그 글을 옮겨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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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 술을 마셔도 되느냐는 질문은 사람에 따라 답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대부분 심하지 않고 취하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친한 친구들과 오랜 만에 만났을 때 술 한 잔 하면서 얘기하면 분위기도 좋고 낭만도 있는데 왜 술 마시는 것이 죄인 것처럼 얘기하는가' 하고 불편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술 광고를 보면 대부분 여성을 내세워 친구들 사이의 우정으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술은 그렇게 간단히 볼 일은 아닙니다. 특별히 한국은 술이 사회에 또 국가에 미치는 악영향은 지대합니다.
몇 년 전 OECD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음주량이 세계 2위입니다. 맥주와 소주를 합해서 1년에 70억 병을 소비했습니다. 당시 남한 인구 4천만 중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의 사람이 3천만이라고 가정한다면, 한 사람이 한 해에 230병 이상 마셨다는 결론입니다. 이 정도면 나라 전체가 술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외에도 양주 수입에 1억 달러를 넘게 쓰고 있습니다. 특별히 값비싼 술을 마시는 모임은 대부분 개인 돈보다는 회사 돈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이 재투자에 써야할 돈의 많은 부분이 술 접대로 지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온 나라가 이렇게 술과 향락에 빠져 있다면, 한국이 자랑하는 GNP 중에서 그런 데에 소비되는 액수가 몇 %를 차지할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술에는 거의 매춘과 마약과 조직폭력배의 이권 등이 연관되어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여성들과 어린 학생들이 술과 관련되어 희생되고 있습니다. 또한 술은 모든 범죄의 동기가 됩니다. 폭력, 살인, 강간 등의 범죄 행위 대부분은 술이 없이는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음주 운전은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갑니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간접적으로 그 모든 악을 조장하는 조직과 사업을 후원하는 것이 됩니다.
게다가 술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술은 일단 중독성이 있어서 정상적인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방해합니다. 또한 많은 경우 뭔가에 실패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마시기 때문에, 술은 우리에게 결국 실패감을 심어주고 정상적인 위기관리를 못하게 하여 삶을 파괴해 갑니다.
물론 많은 분들에게는 술이 그런 악의 문제라기보다는 여전히 '가볍게 한 잔' 이고 '낭만'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더 이상 크리스천이 술을 마셔도 되냐 안 되냐의 문제를 떠나, 악과 싸우고 나라와 이웃을 살리겠다는 책임감의 문제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크리스천들이 책임을 지고서, 모든 것을 술로 시작하고 술로 끝내는 한국 문화를 바꾸어 가야 합니다.
우리 교회에는 한국에서 단기로 오는 대학생들, 회사원들, 의료인들이 많은데, 이곳에 있을 때 상징적으로라도 술을 깨끗이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술 없이도 낭만을 만들 수 있고 우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시고,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선한 영향을 끼치는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