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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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루이빌(Louisville, Kentucky)에서 열린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컨퍼런스에 참석할 때마다 삶 공부를 배우는데, 저는 이번에 "부모의 삶" 공부를 다시 듣고 왔습니다. 저번에 배웠던 것과 내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삶" 공부는 원래 12주 과정인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주중에 저녁 시간을 내기에는 조금 길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4주 과정의 세미나나 8주 과정의 삶 공부로 할 수 있게 조정한 것입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부모의 삶"이 모든 부모님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사실입니다. 자녀가 어릴수록 더 유리합니다. 자녀가 이미 성인이 된 부모님들은 좀 아쉽게 되었지만, 자녀가 아무리 컸어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만 들으시면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 중요한 핵심을 약간만 소개해보려 합니다.
먼저, 내 자녀가 정말로 누구의 자녀인지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자기 자녀이지만 '하나님의 자녀'라고 부를 것입니다. 그런데 입으로는 쉽게 말하지만, 막상 삶 속에서는 자신의 소유물처럼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것은 꼭 시켜야지' 또는 '이것은 절대로 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키우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내가 나빠서가 아니라, 오히려 내 자녀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녀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난 너를 꼭 의사로 만들 거야', '유명한 골프선수로 키울 거야', '하버드에 보낼 거야'라고 하며 노력합니다. 동시에 '이런 직종은 절대로 하게 해서는 안 돼'라고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자녀를 잡으면서도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건 꼭 시켜야 하고 저건 절대로 하게 하면 안 된다고 아이가 어려서부터 미리 정해놓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기대가 아니라 부모 자신의 욕심과 기준에 아이를 맞추는 것이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제부터인가 자신도 모르게 부모가 자녀의 삶의 주인이 됩니다. 그래서 자녀의 삶에 대한 계획을 부모인 자기가 다 세웁니다. 내 자녀가 어떤 학교를 다니고,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어떤 직장을 가질지를 미리 자기가 다 설계해놓고서, 마치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마치 그것이 자녀에게 가장 좋은 길인 것처럼, 거기에 자기 자녀를 갖다 맞추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나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 실망합니다. 그렇게 많이 힘써주었는데도 잘 안 따라오면 서운하고 아쉽고 화가 납니다. 좀 더 심해지면 죄책감까지 듭니다.
다른 사람의 자녀가 열심히 공부했는데 B를 받았으면 잘했다고 격려해주며 그 부모에게도 그 아이를 격려해주라고 말해줍니다. 그런데 내 자녀가 B를 맞으면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그래.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어'라고 합니다. 어떨 때는 열심히 안 했다고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자녀가 음악경연대회에서 2등을 하면 '정말 잘했어, 수고했어'라고 칭찬해줍니다. 그런데 내 자녀가 2등을 하면 분하고 속상하며 혹시 심사위원들이 편파판정을 한 건 아닌지 의심도 듭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집니까?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 '내 자녀'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기대'보다 '내 기대'가 앞서기 때문입니다. 내 자녀를 정말로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하고 하나님의 기대에 따라 양육할 때에만 우리는 자녀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할 수 있게 되고 내 자녀를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내용을 배우는 아주아주 중요한 과정이 바로 "부모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