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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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회의 전화선이 아예 끊어져 버렸고 인터넷도 안 되는 상태입니다. 어디에선가 고장이 일어나 끊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전화회사에서는, 최근 들어 오하이오에 이렇게 전화선이 끊어진 곳들이 너무 많고 기술자들은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 교회에는 7월 3일에나 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일 덕분에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요즘 삶에서 인터넷에 의존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인터넷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교회 전화가 안 되는 데에는 별 불편함을 못 느끼면서, 인터넷이 안 되는 것으로는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정보기술 시장은 점점 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여 발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계속해서 많이 보급되고 있고, 손에 들고 다니는 아이패드(iPad) 등의 태블릿(tablet) 컴퓨터가 웬만한 노트북 컴퓨터를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이에 와이파이(Wi-Fi) 기능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요즘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는 대부분 인터넷 신호를 잡을 수 있는 무선 어댑터(wireless adaptor)가 붙어서 나오기 때문에, 인터넷 신호를 중계해주는 라우터(router)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무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기술을 '와이파이(Wi-Fi: Wireless Fidelity의 줄임말)'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여 요즘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이 '클라우드 저장소(cloud server)'입니다. 클라우드는 구름이라는 뜻이지만, 인터넷 상의 컴퓨터 저장소인 서버(server)를 가리킵니다. 자신의 컴퓨터에 어떤 파일(file)을 저장하면 그 컴퓨터에서만 파일을 다룰 수 있는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 계정을 만들어 거기에 파일을 저장하면,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는 그 파일을 열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그런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꼽아보면, Evernote, Dropbox, One Drive, Amazon Cloud Drive, iCloud, Google Drive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모두는 인터넷이 없으면 사용이 불가합니다. 그래도 클라우드 덕분에, 고장이 잘 나는 유에스비 드라이브(USB drive)를 들고 다니며 사용할 필요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직 인터넷 보안상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사용이 편리합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주로 One Drive를 사용하는데, 교회 컴퓨터에서 작성하던 파일을 거기에다 올리고 집에 가서 집에 있는 컴퓨터로 그것을 꺼내어 계속 작업을 합니다. 그러다 또 거기에 올려놓고 교회에 가서 다시 꺼내어 계속해서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인터넷이 안 되니까 그렇게 못하여 불편함을 느낍니다.
글이 약간 복잡해졌지만, 이것을 통해 우리 각자가 돌아보기를 원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못하여 불편을 느끼는 이상으로 아니 그만큼이라도, 하나님께 연결되어 있지 않을 때 과연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안 되면 답답하고 불편하게 느끼지만, 기도 안 하고 말씀 안 봐도 솔직히 별 불편함 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 아닙니까? 심각합니다.
인터넷이 지금 이 시대의 거대한 우상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드라마나 영화나 신문도 인터넷으로 봅니다. 그래서 인터넷이 우리 삶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그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자리는 점점 더 줄어드는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