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이든 미국 교회이든, 주중에 따로 수요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제직들 특히 장로님들과 안수집사님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요예배에 매주 참석하여 성도들에게 예배자의 본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리 교회에서 수요예배 참석을 강요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참여하시도록 권해드리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전통적으로 예배 참석만 잘하면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않으면서 신앙생활을 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는 사람이 신앙생활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예배의 자리에 오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가정과 생업과 교회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감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특별한 경우에는 다른 것보다 생업에 더 집중해야 할 때가 있고, 가정에 더 매달려야 할 때가 있으며, 교회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요예배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이유가 한 가지 있습니다.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 영혼 구원인데, 수요일 저녁에 특별히 만나서 섬겨야 할 VIP가 있을 때입니다. 그럴 때는 수요일 저녁에 교회로 나올 게 아니라 그런 분을 섬겨야 합니다. (물론 일부러 수요일 저녁에만 스케줄을 만드는 것은 삼가주십시오. ^^)

왜 굳이 한국 교회의 전통 가운데 이 수요예배가 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거기에는 많은 유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일주일의 딱 중간인 수요일에 있는 수요예배에 참석할 때, 자칫 가정이나 생업에만 빠져서 삶의 균형이 깨어질 수 있는 위험을 막아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사실 수요예배의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수요예배에 와야 우리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리더인 제직들에게 수요예배 참석을 권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수요예배에 오지 않으면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더들이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예배하는 가운데 하나 되어 나아가 섬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수요예배의 가장 큰 유익은, 새벽기도와 더불어, 기도생활을 습관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집에서 기도한다고 하지만 별도로 20-30분 정도 시간을 내어 집중해서 기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요예배나 새벽기도에 나와서 기도하면 스스로를 위해 좋은 기도의 습관을 길러주게 됩니다.

또한 수요예배 때 같이 뜨겁게 찬양하면서 예배의 훈련도 되고, 통성으로 간절히 기도하면서 합심 기도의 훈련도 됩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막 시작하는 지체들을 수요예배에 함께 데리고 참석하면 여러 신앙의 훈련을 받게 할 수가 있습니다.

집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이렇게 수요예배의 유익이 많은데도 정작 나와야 할 필요가 있는 분들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기도 요청은 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나와서 기도하지 않을 때,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특히 기도할 제목이 쌓여 있는 교회 직분자들이나 목자 목녀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기도와 예배의 자리에 나오지 않을 때에는 진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러므로 최대한 수요예배에 나와서 함께 예배하며 기도할 수 있기 바랍니다. 사정이 있어 주일에 못 나오는 식구들이 있으면 수요예배라도 참석하기를 권하면서 함께 데리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수요예배를 통해 분명 큰 유익을 얻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