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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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계속해서 친밀함에 대해 나누어보겠습니다. 친밀한 관계는 우리 인생에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마태복음 22:37-40). 이것을 소위 '가장 큰 계명'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랑이 나를 채우고 넘쳐서 이웃과의 관계로 흘러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는 친밀한 관계가 없다면, 아무리 부유하거나 성공하더라도 삶에서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지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들을 찾아서 물리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친밀한 관계를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열등감입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열등의식을 느낍니다. 눈이 가는 것, 뚱뚱한 것, 키가 작은 것, 대학을 못 나온 것, 집안이 가난 한 것 등등,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러한 열등감을 숨기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마음을 솔직히 오픈하지 못하는데, 상대방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혐오감을 줄까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하여 자기를 위장하는 가면을 항상 쓰고 다닙니다.
그러나 열등감을 해결하지 못하면 누구와도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열등감이 있으면 배우자나 자녀와도 안전거리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친밀해지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열등감을 극복하려면 먼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누구와 친해지려고 할 때 들킬까봐 두려워하는 것이 있는가?' 하고 스스로 질문해보고, 아주 작은 내면의 소리라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친밀함을 방해하는 또 다른 원인은 완벽주의입니다. 자기가 자기에게 가지는 기대수준이 너무 높은 것을 말합니다. 자신은 완벽해야 하며, 작은 실수라도 저지르게 되면 모두 다, 심지어 배우자까지도 실망해서 자기를 떠날 거라고 믿습니다.
원래 사람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편하게 보일 수 있어야 이웃과 친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는 자기를 완벽으로 포장해놓고, 그 완벽의 포장지가 혹시라도 찢어져서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까 봐 늘 초조해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사귈 때 안전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가까워지지를 못하니 친밀함을 나눌 수가 없기에, 완벽주의자는 늘 고독합니다. 겉으로는 친구도 많고 남들에게 존경도 받고 좋은 일도 많이 할 수 있지만, 그 내면은 항상 외롭고 쓸쓸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완벽은 하나님의 영역이고, 인간은 누구나 '공사 중(Under Construction)'이며, 다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직과 성실입니다. 실수하게 될 때 오히려 웃으면서 "제가 좀 이래요"라고 하며 부족함을 인정하면, 주변 사람들은 그런 나에게 오히려 친근감을 느끼게 됩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 역시 친밀함을 방해합니다. 어렸을 때 사람들에게 상처를 심하게 받았을 경우 인간관계를 회피하려 하는데, 또 다시 아픔을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관계라는 것은 아픈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불완전한 인간들이 맺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아픔을 다 피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아픔으로부터 친밀함의 문이 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아픔을 마주치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