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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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가정교회사역원장이신 이수관 목사님(휴스턴서울교회 담임)의 글을 종종 읽는데, 30세가 넘어 예수님을 믿고 늦게 목사가 되신 분이라 그런지, VIP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시고 글이 아주 담백하며 진솔합니다. 지난주 그분이 쓰신 목회자 칼럼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글이 있어서, 그것을 여기에 정리하여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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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에스 루이스(C. S. Lewis)는 그의 대표작 <순전한 기독교>라는 책에서 죄 가운데 가장 큰 죄를 ‘교만’이라고 정의합니다. 가장 크다는 표현보다는 가장 근본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가장 큰 죄는 무엇일까요? 물론 어떤 죄가 가장 크다고 말하는 자체가 무리일 수 있지만, 의외로 가장 큰 죄는 ‘염려’와 ‘불평’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인, 강간 등 수많은 악한 죄가 있는데 왜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죄인지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염려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불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을 사랑한다고 말씀하셨고 우리를 지켜주며 필요를 채워 주겠다고 수없이 약속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염려는 그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염려는 하나님이 약속해주신 미래를 무시하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현재를 무시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입니까?
만약 나에게 큰 걱정거리가 있어서, 그 일 때문에 잠이 안 오고, 그 일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며, 그것에 온통 신경이 빼앗긴 채 산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럴 때 그 일을 빼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것만 제외하면 꽤 괜찮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즉, 그 한 가지만 빼면 가족, 자녀, 하는 일 등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좋은 상태입니다. 결국 나는 그 한 가지 염려 때문에 하나님께서 은혜로 채워 주신 모든 것을 잊어버린 채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염려는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하신 현재를 송두리째 낭비하는 행위가 됩니다.
염려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현재’와 ‘미래’를 망가뜨리는 것이라면, 불평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과거’를 망가뜨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뭔가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얼마나 과분하게 채워 주셨는지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 24장 13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사는 성읍은 너희가 세운 게 아니고, 너희가 먹는 포도와 올리브 역시 너희가 심은 나무에서 딴 것이 아니다.”
이 구절은 우리가 흔히 하는 오해의 핵심을 찌르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대개 자기가 노력해서 이 정도의 인생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내 노력으로 이룬 인생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나빴을 것이지만, 때마다 고비마다 도와주신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우리는 모두 내가 세우지 않고 내가 뿌리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불평하고 있다면, 우리는 이제껏 그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듯 염려와 불평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을 무시하는 것이고, 그래서 하나님이 그토록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염려 대신에 중심을 굳게 잡고, 불평 대신에 만족함을 누리며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오늘 하루가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