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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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을 잘 마치고 지난 화요일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의 주목적은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유골 안장식 참석이었습니다. 아주 화창한 날씨 가운데 서울현충원에서 동생과 친척들, 그리고 아버지 생전에 가장 가까이 교류하셨던 한국기독장교회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모든 절차가 잘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아버지 유골함이 2년 동안이나 어머니 댁에 그냥 방치되어 있었는데, 드디어 이번에 현충원 안장식을 통해 모든 장례 절차를 마무리함으로써 그동안 어깨를 짓누르던 부담감이 벗어지고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이번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어머니와의 동행이었는데, 어머니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여행이 무리가 될 수 있기에 무사히 다녀오도록 기도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른 방향으로 응답해주셨습니다. 출발 이틀 전에 어머니가 아프셔서 응급실에 실려 가셨다가 급기야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어 못 가시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왜 하필 이때 이렇게 된 것인지 답답했지만,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의 배려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도중이나 한국에 도착한 직후 코로나와 폐렴 진단을 받았다면, 안장식 참석은커녕 곧바로 병원에 입원하여 격리되셨을 것입니다. 비록 갑작스러운 발병과 입원으로 어머니가 한국에 못 가시게 되어 안타까웠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이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혼자 가게 되는 바람에 원래 일정상으로는 기대하지 못했던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그에 따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장모님을 두 번 찾아가 뵈었는데, 최근에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셔서 화상 통화를 할 때 저를 제대로 못 알아보실 때가 있어 걱정했으나, 이번에 두 번 다 저를 보시자마자 “아이고, 이 목사!” 하고 반겨주셔서 참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 기간은 8일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다니며 보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게 느껴져서 자랑스러웠습니다. 7년 전에 갔을 때도 잘 정돈된 거리 풍경이 인상적이었는데, 큰 도로들이 더욱 깨끗해졌으며 건물들도 아주 멋지게 지어져서 보기 좋았습니다. 기차역도 너무 잘되어 있고, 지하철 역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아주 깨끗하고 역 시설도 훌륭합니다. 다만 노선이 너무 복잡해져서 미리 지도로 찾지 않으면 헤매게 될 정도입니다.
서울은 어디를 가든 여전히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았는데, 길거리에 젊은이들이 아주 많았고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가 활기차고 밝아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질서를 잘 지키고 차들도 교통 신호를 잘 지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들 분주하고 뭔가에 쫓기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고, 피곤해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사람들이 틈만 나면 여가생활을 즐기려 하는 것 같습니다. 연휴만 되면 많이들 여행을 다니고, 주말에도 ‘호캉스’라고 해서 호텔에 묵으며 거기서 제공하는 것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전에 비해 한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한국을 잘 다녀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