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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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한국 방문을 위해 내일 떠납니다. 가만히 따져 보니, 지난 1986년 미국에 이민을 온 후로 이번이 열 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가장 최근 방문이 지난 2015년이었는데, 당시 안식월로 가족과 함께 한 달 정도 장모님 댁에 가 있었습니다. 그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한국 방문의 주목적은,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 안장식이 28일(금)에 있어서 거기에 참석하는 것입니다. 원래 유골이 대전현충원으로 가게 될 줄 알았는데, 아버지의 국가유공자 등급으로는 서울현충원도 가능하다고 하여, 이전에 살던 반포 바로 옆에 있는 서울현충원에 유골을 안장하게 되었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이번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어머니와 동행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지난 9번의 고국 방문 때는 서로 시간도 안 맞고 사는 곳도 달라서 어머니와 함께 나갔던 적이 없습니다. 87세이신 어머니의 연세를 고려할 때, 같이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지지만 감사함이 더 큽니다.
어머니는 연세가 높으시다는 것보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허리 통증으로 인해서 걷는 것이 힘드시기 때문에, 한국에 직접 나가겠다고 하셨을 때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만류했습니다. 긴 비행시간을 견디실지도 문제이지만, 아무래도 한국은 걸어 다닐 일이 많은 곳이라 가서도 제대로 다니실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버지 유골 안장식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계속 표현하셨고, 특히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국에 가려는 거다.'라고 하시는 말씀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혼자 나가실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아니시므로, 결국 제가 엘에이에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또 유골함을 들고 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내일 엘에이로 간 후 어머니 댁에서 하루 자고, 다음 날인 25일(화) 엘에이 공항에서 출발하여 한국에는 수요일 오후에 도착합니다. 들어올 때도 11월 8일(화)에 한국에서 엘에이로 어머니와 함께 들어와 댁에 모셔다드린 후, 곧바로 공항에 다시 나가 콜럼버스행 비행기를 타고 밤늦게 도착하는 일정입니다.
이번 한국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장모님을 뵙고 오는 것입니다. 장모님은 아직 84세밖에(?) 안 되시지만, 당뇨가 있으신데다 몇 년 전부터는 신장에 문제가 생겨 계속 투석을 받느라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신 상태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응급실에도 몇 번 들어갔다 오시는 등 몸이 많이 약해지셨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위중한 상태가 되셔서 제 아내가 급히 한국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저도 장모님이 살아 계실 때 꼭 뵈어야 할 텐데 어쩌나 하며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평소에 저희와 멀리 떨어져 혼자 사시는 어머니와 함께 2주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동행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 감사합니다. 또 비록 잠깐밖에 못 뵙게 되더라도 장모님을 다시 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역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없는 동안 빈 곳을 채우며 섬기시는 교회 사역자들이 계신 것 또한 감사합니다.
어머니께서 긴 비행과 2주 동안의 여정을 잘 견디실 수 있는 건강을 주시도록, 장모님 건강을 지켜주셔서 뜻깊은 만남이 되도록, 또한 돌아올 때까지 저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시도록 성도님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녀와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