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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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인 9월 18일(주일)에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후 5일 격리하고 나서 제6일에 다시 검사해보니 아직 양성이었습니다. 그 후 제10일에 수요예배 가기 전 검사해보니 두 번째 줄이 안 나타나서 다 나은 것 같다고 좋아했는데, 조금 후 자세히 보니 두 번째 줄이 아주 희미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다 제12일이던 이틀 전 드디어 한 줄만 보이는 음성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 아내는 저보다 3일 늦게 양성이 나왔는데, 저보다 증상이 더 약하고 저보다도 일찍 음성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에 코로나에 걸렸어도 별로 아프지 않아 감사했는데, 자가 격리 기간 때부터 몇 가지 일들이 생겨서 꽤 바쁘게 지냈습니다. 8월 28일 목회편지에서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 안장 허가를 서울 현충원에 신청한 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그 일주일 후에 안장 허가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자가 격리를 하던 중에 안장식 날짜도 10월 28일(금)로 결정되어 그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비행기표와 서류 등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시카고에 사는 동생과 제가 가족을 대표해서 안장식에 참석하려 했는데, 87세이신 어머니께서도 안장식에 꼭 참석하겠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연세가 많으신 것만으로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골다공증으로 등이 굽고 허리에 통증을 자주 느끼며 걷는 것이 아주 불편한 상태이십니다.
그런 상태로 어떻게 긴 비행시간을 견디시고 또 혹시 나가더라도 어떻게 다니시겠느냐고 하며 한국에 가시면 안 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그때마다 어머니는 “이번이 한국에 마지막으로 나가는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제 마음에 계속 걸렸고, 그래서 결국 10월 25일부터 두 주 동안 같이 나갔다 오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 건강 상태로는 혼자 나가실 수가 없기에, 제가 엘에이로 가서 직접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후에도 매일 어머니와 최대한 밀착 동행할 생각이며, 한국에서 돌아올 때도 어머니와 함께 엘에이로 가서 댁에 모셔다드린 후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하여 콜럼버스로 오게 됩니다.
제가 교회를 오래 비울 수 없기에 원래는 7~9일 정도만 다녀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엘에이에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으로 가게 되면 항공편 스케줄 때문에 콜럼버스에서 한국으로 가는 것보다 하루가 더 걸리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번 말씀드렸던 한국어 크레도(CREDO) 컨퍼런스 강사 모임이 이번 11월에서 내년 1월로 마침 연기되는 덕분에, 그만큼 한국 방문 일정을 며칠 더 늘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사이에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먼저 지난 6월 초부터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 면제가 전면 실시되어 안장 신청을 할 수 있었던 것인데, 9월 초에는 출발 전에 받아야 했던 코로나 검사가 없어졌고, 바로 어제(10월 1일)부터는 한국 입국 후 하루 안에 받아야 했던 PCR 검사도 폐지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에 입국하는 절차가 훨씬 수월해졌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코로나에 걸린 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별로 아프지 않아서 감사하고, 또 한국에 가기 한 달 전쯤 걸렸다 나았기에 앞으로 2~3개월은 감염될 확률이 거의 없게 되었으니 그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이 모든 주님의 인도하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