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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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중순부터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우리의 일상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5월 하순부터 미국의 각 주마다 경제 재개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조금씩 예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뉴 노말’(New Normal, 새로운 표준)의 시대로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특히 한국 신문, 방송, 인터넷 등에서 요즘 많이 사용되는 말들 중 하나가 ’언택트’(untact)입니다. ‘언택트 시대’, ‘언택트 기술’, ‘언택트 사업’ 같은 말들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것은 ‘접촉’ 또는 ‘대면’이라는 뜻의 ‘컨택트’(contact)에 부정사 ‘un’을 합친 신조어로, ‘비대면’ 또는 ‘비접촉’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이제 ‘컨택트 시대’는 가고 ‘언택트 시대’가 온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언택트’라는 말은 영어사전에 나오지도 않는 단어로, 사실은 한국에서 만들어낸 토종 한국산 영어입니다. 그러니까 소위 ‘콩글리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사람에게 이 말을 하면 갸우뚱할 것입니다.
‘컨택트(대면) 시대’는 말 그대로 사람들과 직접 만나서 회의를 하고, 일을 하고, 여행을 다니고, 교제하는 시대입니다. 반면, ‘언택트(비대면) 시대’는 지금과 같이 인터넷 영상으로 회의를 하고, 일도 집에서 하고, 실제 여행지를 찾아가는 여행 대신 과학기술을 활용한 집에서의 여가 활동을 하고, 교제도 인터넷 영상으로 하는 것이 주가 되는 시대를 말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여, 많은 것들을 비대면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배를 각자 집에서 라이브 영상으로 드리고 있고, 목장도 실시간 온라인 영상으로 하고 있으며, 삶 공부 역시 온라인 강의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공부나 직장 일도 인터넷을 사용하여 집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여러 전문가들이 미래는 언택트 시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컨퍼런스나 회의가 실시간 영상으로 대체되고, 많은 직업들이 온라인 기반의 재택근무로 바뀌며, 집에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레저 활동과 컨텐츠가 더욱 계발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변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멋지고 큰 건물의 필요가 줄어들 것이고, 인터넷 속도는 더욱 빨라져야 하며, 학문 분야에 있어서 온라인 활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행, 쇼핑, 운동을 비롯한 여가 활동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야 하고, 음악, 미술, 스포츠, 외식 등 함께 모여서 하는 활동들도 변해야 하는데, 과연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는 예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회도 이전과 똑같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많은 기도와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난 3개월 이상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여전히 사랑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교회 식구들로 인하여 감사했습니다. 또한 타주나 한국으로 이주한 분들을 온라인 목장에서 계속 볼 수 있다는 점은 뜻밖의 기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들을 보내면서 언택트의 한계를 느끼며, 또한 컨택트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모습의 컨택트 시대로 회복될 것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언택트만의 시대가 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언택트 방식이 주를 이루긴 하겠지만, 그 가운데 컨택트 방식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