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이 되면서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경제 재개’(reopening)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 생각하던 중, 국제가정교회사역원장 이수관 목사님(휴스턴서울교회 담임)이 최근에 제가 생각하는 것과 아주 비슷한 내용을 쓰셨습니다. 이에 그 글을 우리에 맞게 정리하여 여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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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잘 잡혔다 생각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이태원의 클럽에서 다시 옮기기 시작하여 지금은 다시 2차, 3차, 심지어 5차까지 지역감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주된 원인은 젊은이들이 그간 참았던 유흥을 즐기기 위해 클럽에 모여 비좁은 공간에서 술 마시고 춤추며 놀았기 때문입니다. 참 배려가 부족했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그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을 대면하여 책임지는 간호사, 교사, 학원 강사 등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들 때문에 환자들과 학생들 및 그 주변 사람들까지 감염됐으니, 어쩌면 그렇게 직업적 책임감과 남에 대한 배려가 없었을까 안타깝습니다.

그러한 배려의 부족은 이곳에서도 많이 느껴집니다. 얼마 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가운데 제한적으로 많은 곳들이 문을 열고 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도 지키지 않으면서 자유를 외치며 당당하게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무증상 감염도 많기 때문에 혹시 내가 감염자일지 모르고, 또 내가 모르는 가운데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옮길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위험성을 생각해서 남을 배려하는 것인데, 그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배려해야 할 또 다른 그룹은 의료계와 사회 건강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입니다. 매일 같이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어떻게든 이 전염병을 잡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가운데, 그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에 협조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꼭 기억할 것은, 그러한 조심이 상대방을 향한 배려라는 명목 하에 사실은 지나친 두려움으로 인하여 뒤에 숨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분명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협조하고 배려하는 차원보다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숨어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크리스천은 대대로 목숨을 걸고 믿음을 지킨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교회를 향한 박해가 올 수 있고, 또 마지막 때에는 환난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어려움을 통해 더욱 강한 사람이 되도록 훈련하는 시간이 되어야지, 조금 위험이 있다고 두려워하며 안으로 숨어버린 채 안 나오는 게 습관이 된다면,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신실한 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주일예배를 집에서 온라인으로 드리고 목장 목임도 영상으로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어야지, 혹시라도 이것이 편하고 익숙해지면 우리 신앙에 독이 됩니다. 조만간 모든 곳이 문을 열고 교회도 다시 열 때, 어르신들이나 건강 문제가 있는 분들 외에, 많은 분들이 사업체나 직장에는 잘 나가면서 교회 예배 참석은 주저할까 염려가 됩니다. 그것은 영적 위기이고 신앙의 퇴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런 편안함과 영적 게으름이 생긴다면, 오히려 더 열심히 교회에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목장 모임은 무리겠지만, 잠시 방문해서 거리를 지키며 대화하거나 일대일로 ‘확신의 삶’을 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모하게 위험을 자초하면 안 되겠습니다. 다만, 고난은 우리의 믿음을 강하게 훈련시켜주지만, 이번 경우는 자칫 우리를 소극적이고 무능한 신앙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