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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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의 모임에 가보면,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도라고 하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 말은 사실입니다. 직분자나 목자 목녀 등 교회의 사역자들도 오랫동안 신실하게 꾸준히 섬기는 사람들의 특징이 바로 기도입니다. 바쁘다고 기도에 소홀한 채 사역하면, 잘 되지 않고 일이 자꾸 꼬이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람인 모세도 저절로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가 된 것이 아니라 늘 하나님과 기도로 교제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 40일을 지내고 돌아오니까 얼굴에서 빛이 났습니다. 결국 영적 리더의 권위는 직분이나 신앙 연륜이나 다른 어떤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도에서 나옵니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기도의 사람이 되어야 하고, 특히 교회 리더는 기도 없이 사역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반드시 기도와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후에 나가서 사역을 감당해야 하겠습니다. 기도하는 사람들이 직분자로 세워져야 하며,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기도할 수 있도록 애쓰며 나아가야 합니다. 물론 목사는 하루에 최소 두 시간 이상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아주 쉽지는 않지만, 저도 매일 새벽마다 두 시간 이상 기도하려 애쓰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것도 기도하면서 해야 하며, 그렇게 기도와 말씀에 집중하며 나아가다 보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때로는 바쁜데 새벽기도를 꼭 교회에 가서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새벽에 나와 엎드려서 기도하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그렇게 기도로 시간을 보내야 하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새벽기도를 하는 분들은 경험하실 텐데, 기도하다 보면 갑자기 뜬금없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계속 그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대체로 말이 안 되는 내용이지만, 조금만 그것을 붙들고 생각해보면 말이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럴 때는 그것이 하나님의 음성일 수 있으므로, 기간을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기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데에는 다른 뾰족한 수가 없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아도 자기 혼자 힘으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한 사람이거나, 기도해도 소용없다고 주장하는 불신의 사람입니다. 교만과 불신 때문에 기도를 안 하기도 하지만, 또한 기도하지 않으니까 교만과 불신으로 빠지게 됩니다.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돕기 원하시고 나를 도우실 능력이 있으시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표현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까지 구하는 것은 너무 뻔뻔한 것 같아 기도하기가 좀 그렇다’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만약 그렇게 느껴지실 때가 있다면, 우리가 기도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기도에 자신감을 얻고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기도에 응답을 받는 것은 우리가 간절히 기도해서가 아니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기도의 응답도 우리의 믿음이 훌륭하거나 우리가 대단한 기도의 사람이라서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의 대상이신 하나님이 크고 위대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기도하다가 ‘나는 자격도 없는데’ 또는 ‘이런 기도를 하는 건 너무 뻔뻔한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오히려 그런 생각이야말로 자기 자격으로 기도하려는 시도임을 알아야 합니다. 어떤 자격을 의지해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사랑만 의지하는 가운데 정직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면 응답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