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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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여러분, 모두 평안하신지요? 저희 가족은 캘리포니아에서 부모님과 함께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여기서 어느 한인이 쓴 "무신론자가 미친 척하며 교회 가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전에 섬기던 교회에 바로 이런 성향의 형제가 있었는데, 그런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우리 자신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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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 여러분, 그간 시도 때도 없는 전도 압박에 많이 힘드셨죠? 압니다.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23세까지 성가대 우수 단원이자 주일학교 교사였으며 교회의 꽃이었다가, 그 후 골수 무신론자로 진로 전환, "신은 죽었다"(니체), "인간은 삶이 무서워 법을 만들었고 죽음이 무서워 종교를 만들었다"(러스키) 등등을 아주 힘들게 외우며 '전도자'들을 대적해온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그냥 "교회 가기 싫어요"를 외치면 "당신, 잘 만났수. 당신 같은 무지한 죄인이 회개하면 주님의 큰 일군이 될 수 있어."라며 달려들어서 외운 말들인데, 그래도 영락없이 긴 강의를 듣게 되더라고요. 그 주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주 예수를 믿으라. 그러면 무한한 복을 받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지옥 불에 떨어져 영원토록 죽지도 않고 고통 받으리니!!!"입니다(아, 두 줄이네요. 죄송합니다, 전도자 여러분).

   

사실 무신론자들 중 그런 말 듣고 "아, 무서워, 교회 갑시다."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다만 찝찝한 건, 그 '전도자'들이라는 게 30%는 모르는 사람이고 70%는 주변 사람들이더군요. 30%는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넓은 나라 좁은 사회에서 사는 게 미주 한인들인데, 그 70%와의 대인관계를 무시할 수도 없고...

   

본론은 이겁니다. "안 되면 즐기라." 어떻게 즐기느냐? 교묘한 계획을 짜야죠.

   

첫째, 한 달에 한 번만 교회를 갑니다. 전도 압박을 일주일에 한 번 30분 정도 당한다고 치면 한 달에 소요되는 시간이 2시간인데, 한 달에 한 번 교회 갈 경우 왔다갔다 1시간 30분, 거기다 30분쯤 늦게 가면 한 달에 1시간으로 단축됩니다. 개스비는 교회에서 주는 점심으로 대체 가능하고, 점심이 궁할 때 한 번 더 가주는 옵션도 있습니다. ^^

   

둘째, 교회의 이름을 잘 외웠다가 누군가에게 붙잡힐 것 같으면 재빨리 댈 수 있습니다. 할렐루야 아멘을 해주면 더 효과적입니다. 이때 담임목사 이름을 같이 외워두는 센스!

   

셋째, 교인 중 실생활에 필요한 전문인들 명단을 파악했다가 필요할 때 잘 써먹을 수 있습니다. 핸디맨 아저씨, 전기 아저씨, 의사 아저씨, 변호사 아줌마 등등.

   

이러면 우리 생활은 훨씬 윤택해지고 대인관계도 해치지 않습니다. 아 물론 압니다, 그런 유익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감내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첫째, "하나님 아버지, 만사형통케 하시고 무한한 복을 주시고..." 하는 대표기도 시간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점. 그래서 주머니 속에 항상 MP3를 휴대하고 이어폰은 한쪽만 끼워서 기도가 끝나도 당황하지 않게 합니다.

   

둘째, 헌금위원이라는 존재가 있어서 마구 휘젓고 다니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헌금축복기도라는 부분에서 봉투 바친 사람에게만 찬양 분위기를 띄우는 점.

   

셋째, 자신이 유용하려던 전문인들에게 같은 교인이라는 명목 아래 오히려 갈취 당한다는 점(아주 흔한 불만 사례이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시면 됨).

   

자, 무신론자 여러분, 이제 미친 척하며 교회 가실 수 있나요? 기독교인 여러분, 저에게 돌 던질 준비가 되셨나요? 되셨으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던 그 지도자 분(예수) 얘기 상기하시고 살그머니 내려놓으시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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