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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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기독교 신문에서 ‘우리 교회는 유람선인가, 구조선인가?’ 하는 내용의 목회칼럼들을 본 기억이 납니다. 서로 다른 목회자들이 각각 다른 신문, 다른 시기에 글을 쓴 것이었는데, 대개 내용이 비슷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타고 싶어 하는 호화 유람선에 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됩니다. 배 안에 있는 모든 것이 공짜입니다. 놀고 싶으면 놀고, 자고 싶으면 자고, 배고프면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습니다. 지루하면 수영이나 운동도 할 수 있습니다. 바쁠 것이 하나도 없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내며 푹 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치 교회를 유람선처럼 생각하는 교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을 유람선 승객처럼 여기며, 교회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기 원합니다. 교회가 자신의 필요를 채워줄 것을 요구하고, 주일마다 예배를 통해 ‘거룩한 엔터테인먼트’를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혹시 지금 타고 있는 배가 마음에 안 들거나 싫증이 나면 언제든지 다른 유람선으로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람선 같은 교회는 타이타닉호와 같이 작은 충돌에도 쉽게 좌초되고 말 것입니다. 교회는 결코 유람선이 아닙니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라는 임무를 맡겨주신 구조선입니다. 교회는 유람선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어느 바닷가에 물에 빠진 사람들을 용감하게 구조하는 구조대가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구조되어 살아난 사람들은 너무 감사해서 그곳에 구조대원들이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줍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구조되면 될수록 그곳은 더 고급스럽게 꾸며지기 시작합니다. 날마다 파티가 열리고, 자기들만의 강한 유대감과 문화가 생기며, 아무나 들어오지 못한다는 법도 생깁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면서, 급기야 이곳이 왜 생겼는지가 전혀 기억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교회가 이런 식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기존 교인들이 자기들끼리만 즐겁고 행복한 교회,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없어진 교회, 더 나아가 아예 새로운 사람들이 오는 것을 귀찮아하는 교회로 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렇게 된다면, 그 교회는 어느덧 구조선이 아닌 유람선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유람선 교회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늘 자신들을 위한 축제가 있고, 예산은 대부분 교회 내부를 위해 사용됩니다. 또한 일하는 사람은 소수인 반면, 구경하고 즐기면서 자기만족을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가르쳐주는 교회는 결코 유람선이 아닙니다. 교회는 세상이라는 바다 한가운데서 빠져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을 구원하는 구조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구조선에 타고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회가 우리만의 구조선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때 기꺼이 손을 내밀고 생명줄을 던져 그들을 살려내야 합니다.
교회가 유람선이 아니라 구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지난주 연합부흥성회 때 강사 김남수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이 가슴에 콱 박혔습니다. 교회는 유람선이 아니라 항공모함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구조선 개념을 넘어, 적극적으로 영적전쟁을 싸우는 교회의 모습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항공모함에는 육해공군이 다 같이 다니면서 함께 작전을 수행합니다. 교회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뭉치고 하나 되어 영적전쟁을 수행할 때 뭐든지 할 수 있는 불멸의 교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유람선이 아닌 구조선이 되며, 또 구조선을 넘어 항공모함으로 영적전쟁을 함께 싸워 승리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