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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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교 2학년이었던 1986년 11월에 이민을 왔는데, 한국을 떠나기 직전까지 신반포에 위치한 남서울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대학부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그때 대학부 활동을 같이 한 분들 중에 몽골의 고엘리사-허에스더 선교사님 부부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스토리텔링 말씀 집회 강사로 오신 김연수 목사님께서 제가 이민을 떠나고 약 한 달 반이 지난 1987년 1월부터 남서울교회 대학부 담당 교역자로 부임하셨기에, 아쉽게도 그 당시 목사님의 지도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인터넷이나 SNS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대부분 손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았고, 가끔은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있었지만 분당 $1 정도나 되었기 때문에 쉽게 전화를 걸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주고받는 편지들을 통해 대학부에 새로 부임하신 김연수 ‘전도사님’이 아주 훌륭한 분이시며, 그분 덕분에 자신들의 영적 성장과 대학부의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홀로 멀리 떨어져 있던 저는 기쁘기도 하고 그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말씀 집회를 통해, 저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왜 그토록 김연수 목사님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직접 들은 것은 처음이었지만, 저 자신부터 정말 큰 은혜와 도전을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나 귀한 말씀이었지만, 특히 그 중에서도 첫 날(토요일) 저녁 집회 때 하신 말씀이 너무나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그것은 ‘함께함’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함께함’이라는 것은 ‘함께 시간을 쓰는 것’이며, 그것은 곧 ‘함께 생명을 나누는 것’이라는 말씀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우리는 각자 삶 속에서 주일마다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교회로 함께 모입니다. 또 매주 목장으로 모여 세 시간 이상을 함께합니다. 그런데 너무나 놀랍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서로 자신의 생명을 나누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본질이 바로 이것입니다. 함께 모여 생명을 나누는 공동체가 바로 교회인 것입니다. 그래서 주일을 지켜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며 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하고, 또 매주 목장으로 함께하는 것이 우리 삶에 그토록 중요한 것입니다.
마가복음 3장 14절에서는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세우신 목적 중 하나가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라고 밝혀줍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제자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참된 제자훈련은 주님 안에서 함께하며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것이고, 그렇게 할 때 신앙이 성장합니다.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서로 생명을 나누는 일이고, 생명이 있는 곳에만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김연수 목사님의 이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함께함의 원리가 깨어지면 다 깨어집니다. 같은 집에 산다고 자동으로 함께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함께하는 것은 삶을 나누는 것입니다. 삶을 나누지 않으면 함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격하게 공감합니다. 우리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함’의 원리입니다. 즉, 하나님과 함께하고 이웃과 함께하며 생명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가장 큰 계명’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랜시스 쉐이퍼(Francis Schaeffer)가 “Without contact, there is no growth(접촉이 없으면 성장은 없다).”라고 한 말은 정말 진리입니다. 하나님과 매일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접촉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합니다.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합니다. 우리 신앙은 반드시 하나님과 접촉하고 형제자매들과 접촉하며 함께 생명을 나눌 때에만 성장할 수 있습니다.